[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16일 개봉한 영화 ‘마리아’는 ‘세기의 소프라노’라고 불린 마리아 칼라스의 이야기다. 그의 인생 마지막 장을 통해 전성기가 지난 스타의 삶을 조명했다. 오페라 역사상 최고의 디바였던 마리아 칼라스는 삶의 마지막 순간 어떤 모습으로 서 있었을까.
마리아 칼라스(안젤리나 졸리 분)는 20세기 중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 가수로 활약한 스타다. 그러나 영화의 카메라가 비추는 시점에 그는 파리의 아파트에서 초라한 삶을 살고 있다. 50대의 그녀는 감정적으로 위태로운 상태고 많은 약을 복용하며 하루를 버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리아는 다시 무대에 서는 날을 꿈꾼다. 빛나는 순간을 살았던 마리아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는 방송국 기자에게 자신의 삶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들을 털어놓는다.
‘마리아’는 두 편의 전기 영화로 호평을 받은 파블로 라라인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인 재클린 케네디의 삶을 다룬 ‘재키'(2017)와 왕비가 아닌 자신의 삶을 찾으려 했던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이야기를 담은 ‘스펜서'(2022)를 통해 격변하는 시대를 통과한 여성들의 얼굴을 조명해 왔다. 이번 영화에서는 마리아 칼라스와 뗄 수 없는 오페라의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마리아’는 현재와 과거로 시간을 전환할 때에는 오페라 무대와 음악을 활용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이 영화는 현실과 환상, 현재와 과거가 오가는 장면이 많아 자칫 잘못하면 관객이 혼란을 느낄 수 있었다.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오페라를 적극 활용해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하면서 영화의 몰입감을 높였다. ‘마리아’에서는 ‘토스카’의 ‘예술을 위해 살았노라’, ‘라 트라비아타’의 ‘언제나 자유롭게’ 등 유명한 음악들을 만날 수 있다.
마리아의 마지막 순간을 담은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그의 가장 밝은 순간과 처연한 현재를 대조했다. 그녀의 인생을 절망으로 밀어 넣었던 연인 아리스톨텔레스와의 만남과 이별도 잊지 않았다. 인생 마지막 장에 서 있는 마리아는 빛나는 시절을 향한 그리움을 간직한 채 서서히 시들어 간다. 우울증에 시달리며 현실과 환상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때는 연민의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동시에 목소리를 잃은 상황에서도 다시 무대에 서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마리아를 비추며 경외심을 갖게 한다.
마리아 칼라스를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안젤리나 졸리는 과거와 환상에 붙잡혀 무너져 가는 마리아의 얼굴을 세밀하게 포착해 냈다. 뛰어난 연기를 인정받아 제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또한, 마리아 칼라스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은 종종 안젤리나 졸리가 그녀의 인생을 돌아보는 것처럼 보여 특별한 분위기를 풍겼다.
마리아 칼라스와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49세의 안젤리나 졸리도 1982년 데뷔 이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화려한 스타의 삶 속에서도 가슴 절제 수술, 브래드 피트와의 이혼 등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영화에서 마리아 칼라스가 파파라치에게 고통받는 장면에서는 미디어에 노출돼 공격받는 안젤리나 졸리의 모습이 오버랩돼 보여 안쓰럽기도 했다.
하나의 영화를 통해 두 스타의 삶을 관통하는 ‘마리아’는 지금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마리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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