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에 소비 회복 기대감...8년 전과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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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파면에 소비 회복 기대감...8년 전과 비교해보니

한스경제 2025-04-13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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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부두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연합뉴스
부산항 부두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가장 큰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해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는 “수개월간 진행된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으로 사회적 신뢰가 추락하고 공동 번영을 향한 협력의 가치가 형해화된 것은 경제는 물론 협력과 연대의 공간을 소거해 버린 지극히 안타까운 현상”이라며 탄핵 정국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한 해 가장 대목이라는 연말연시부터 탄핵 정국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긴 불황을 보낸 자영업자들은 탄핵 논쟁이 하루빨리 매듭지어지길 고대했다.

이에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내려진 후 경제계를 중심으로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헌재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이제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데 온 국민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라며 “정치권은 초당적으로 협력해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도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이제는 정치적 대립과 갈등을 봉합하고 한국경제의 위기 극복과 역동성 회복을 위해 국민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계의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소비심리가 반등했던 경험에 근거한다.

당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016년 10월 102.7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치적 혼란 촉발 직후인 11월 96, 12월 94로 떨어진 뒤 2017년 1월 93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 3월 헌재의 파면 결정 직후 97로 올라선 뒤 4월 101.8로 이전 수준의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백화점과 면세점을 중심으로 주말 매출이 4~5% 증가하는 등 단기적 소비 활성화가 나타났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소비심리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윤석열 정부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소비심리지수는 2024년 12월 88.2로 급락했으며 2025년 3월 기준 93.4로 100 이하를 4개월째 유지했다.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경제계는 8년 전처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소비 회복을 가져오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와 현재 경제 환경은 상이하다. 2017년에는 글로벌 경기가 안정세를 보였고 국내 물가상승률이 2%대를 유지하며 비교적 양호한 조건이었다. 반면 현재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 강화로 수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내수에서는 고물가와 고금리가 소비 여력을 압박하고 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조치로 수출 의존도 높은 국내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국의 재고 물량 유입 우려도 내수 시장 경쟁 압박으로 작용한다. 올 2월 기준 준내구재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으며, 음식료품 소비는 6.3% 급감했다. 의류·신발 등 필수품목의 수요 위축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로 신규 투자 및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이 다수 연기되거나 축소된 점도 문제다.

경제학자들은 정치적 안정이 소비심리 개선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 리스크 해소가 단기적 심리 반등을 이끌 수 있으나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재정 확대 및 금리 인하 등 정책적 시그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파면 이후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일자리 확대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소비심리를 자극했던 바 있다. 반면 현재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는 대선 전까지 대규모 정책 시행에 제약이 따르며 이는 소비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주요 경제단체는 정부에 즉각적인 소비 진작책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 쿠폰 및 할인제를 확대하고 면세점·대형마트 등에 대한 한시적 VAT 감면 정책을 재개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너지·농산물 수입 관세 일시적 철회를 통한 원가 부담을 완화해 가격을 안정시켜줄 것은 물론 소상공인 대상 저리 대출 한도 확대 및 상환 유예 기간 연장 등 금융 지원 강화도 촉구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신뢰 회복을 주도해야 한다”며 “정치적 혼란이 해소됐다면 이제는 실물 경제 회복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중견련은 “정부 차원의 공식, 비공식 외교적 채널을 전면 가동하고 민간 외교관으로서 기업과의 시너지를 견인할 효율적인 협력체계를 구축, 빠르게 가동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높은 회복력을 앞세워 각국의 우호적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무역·통상의 중심인 기업의 수출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전향적인 수준으로 확대함으로써 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열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6월 3일 치러지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국은 새로운 변수를 맞이할 전망이다. 정치권의 공약 경쟁이 소비심리 반등에 기여할 수 있지만 과도한 네거티브 공방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선 후보들의 경제 공약이 소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 중이다. 대선을 계기로 정책 기대감이 형성되면 소비 성향이 개선될 수 있으나 고환율과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외부 요인은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파면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는 소비심리 반등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2017년과 달리 복합적인 경제 리스크가 중첩된 현 시점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표적 지원 정책,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세 대응 전략, 내수 진작을 위한 재정 확대 등 다각적 접근이 요구된다. 대선을 앞둔 만큼 각 정당의 경제 공약이 실효성 있는지 여부가 향후 소비심리 회복 속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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