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펩 과르디올라의 인버티드 풀백을 전술적으로 차용했던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이 최근 경질 압박 속에 팀의 내부 결속을 위해 외부의 적을 설정하고 선전포고했다. 기자회견장에서 “배신자가 누군지 좁혀졌다”는 발언으로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탈락 이후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린 것이다. 주제 무리뉴 감독의 방식을 닮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3일 열릴 울버햄프턴원더러스와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근 토트넘 내부의 민감한 정보가 외부로 흘러나간 사실을 인지했다며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를 소집해, '팀을 위험에 빠뜨리는 배신자'가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테코글루는 평소에도 기자회견이나 인터뷰에서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왔기에, 이번 사건은 그에게 있어 단순한 '루머' 이상의 문제로 다가왔을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격분한 ‘정보 유출’은 토트넘 내부 소식에 정통한 에이전트 폴 오키프가 프랑크푸르트와 8강 1차전 경기를 앞두고 윌슨 오도베르가 햄스트링 통증으로 출전 어렵다고 알린 내용이다.
오도베르는 프랑크푸르트와 경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교체 투입되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유출된 내용이 단순한 부상 소식이 아니라 "모든 것의 일부"라고 설명하며 얼마나 오래 지속되어 왔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한동안 계속되어 왔다. 작년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는 싹을 잘라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다른 시기에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보의 순환 고리를 꽉 막으려고 하고 있다. 특히 소위 우리 캠프에 있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데, 우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확실히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우리를 분석하고 우리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상대 팀이 있기 때문에 때로는 정보를 비공개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런 것들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길 바라지만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반드시 진상을 규명할 것이다."
포스테코글루가 분노한 이유는 명확하다. 중요 경기를 앞둔 시점에 내부 기밀이 외부로 새어나간다면, 상대팀에게 약점을 노출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나아가, 팀 내 분위기와 결속력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감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과 스태프 간의 신뢰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수도 있다'는 의심이 싹튼다면, 어떤 전술이나 훈련도 효과를 거둘 수 없다. 포스테코글루가 이번 일을 두고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폴 오키프를 거명하지 않았지만, 에이전트가 이 정보를 유출한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말했다.
"에이전트가 아니다. 절대 에이전트는 아닙니다. 지금 나오는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다. 에이전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니 믿어도 좋다. 우리는 축구계에 종사하고 있고 모든 사람들이 정보 흐름의 측면에서 이러한 것들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여전히 의료 기록과 특정 사항에 대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지에 대해 매우 존중한다. 때때로 선수 본인이 해당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 혹은 선수의 에이전트가 아닌 다른 파트에서 정보 유출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첩자가 발견되면 모든 문제가 훨씬 덜 공개적인 방식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것처럼 내부적으로 처리할 것이다. 옳은 일을 하고 대처하는 것이다. 정보 흐름과 행동 방식에 있어 축구 클럽으로서 최대한 전문적으로 운영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조직이든, 특히 의료적인 측면이나 전술적인 측면에서 민감한 정보를 유출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간단한 과정이다. 정보가 어디로 가는지 보기만 하면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축구 팀을 관리하는 데에는 항상 약간의 탐정 같은 작업이 필요하다. 난 성공의 문화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성공적인 조직은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서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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