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격화시키면서 미 주식시장에서 가장 급등했던 주식들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만큼은 상대적으로 큰 피해 없이 무역전쟁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10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강화로 주식 투매가 야기됐으나 엔비디아를 ‘톱픽’(최우선 추천주)으로 지목했다.
반도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앞으로 반도체가 관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1주간 급락한 메가캡 기술주들의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반도체에 관세가 부과돼도 엔비디아의 경우 그 영향이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내다봤다.
엔비디아 칩 수요가 매우 강하고 엔비디아는 공급망 조정에 어느 정도 유연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관련 지표들이 매우 긍정적이고 여러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컴퓨팅 및 스토리지 같은 서비스를 엔터프라이즈 규모로 제공할 수 있는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 사이에서 GPU 수요가 극심한 가운데 엔비디아는 여전히 모건스탠리의 최우선 추천주"라며 "지속적인 AI 투자와 엔비디아의 공급망 유연성이 높은 관세 환경 속에서도 시장을 능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 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새로운 예측과 추론을 위한 대규모 언어 모델의 연산 용량이 빡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강한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호퍼’(Hopper) 같은 구세대 칩 모델에도 해당된다.
엔비디아는 지난 분기에 392억달러(약 55조8600억원)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8% 증가한 수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신 칩 ‘블랙웰’(Blackwell)에 대한 수요가 "미쳤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업계 관계자 대다수가 관세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있다"며 "수요가 강하고 블랙웰이 이미 매진 상태인데다 수요는 가격에 둔감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AI 가속기 ‘GB200’ 관련 제조 대부분이 북미에서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따라서 관세 부과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GB200은 엔비디아의 기존 주력 AI 가속기 ‘H100’보다 추론 능력이 5배, 데이터 처리 능력이 무려 18배나 빠르다.
GB200 등 블랙웰 기반 AI 가속기는 지난해 4분기 110억달러어치가 팔려나갔다.
엔비디아 일부 제품의 프레임워크는 이미 북미에 구축돼 있을지 모른다. 이는 핵심 부품들이 관세로부터 영향받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의 GB200 제조 대부분이 이미 북미에서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ZT시스템스 같은 엔비디아의 협력사들 역시 미국 내 시설에서 GB200을 생산할 수 있다고 모건스탠리는 덧붙였다.
이런 점들이 엔비디아의 관세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이다. 다만,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엔비디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그럼에도 엔비디아가 관세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기업 가운데 하나로 판단된다"며 "직접적 영향은 미미할 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GPU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장 큰 리스크는 금융 측면에서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 계획을 밀어붙인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장 전체보다 더 크게 타격받았다.
‘해방의 날’ 직후 첫 이틀 사이 엔비디아 주가는 최대 14% 미끄러졌다. 같은 기간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약 10% 하락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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