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고급 품종으로 알려진 쌀 ‘아키타코마치’에서 발암물질 카드뮴이 검출됐다. 기준치를 초과한 쌀은 전량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아키타현은 해당 품종을 출하한 농사조합법인 구마가이 농진이 지난해 생산한 88t 중 86t을 이미 유통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일부는 2024년 9월부터 10월 사이 일본 내 4개 사업장으로 출하됐다.
9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검출 사실은 3월 초 유통처 중 한 곳에서 자발적으로 쌀 성분을 검사하면서 드러났다. 카드뮴 농도는 0.47~0.87ppm으로 측정됐다. 일본 식품위생법상 기준치는 0.4ppm이다. 이를 초과한 쌀은 유통이 금지된다.
카드뮴은 폐와 신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뼈의 밀도와 강도를 낮추는 유해 물질이다. 아키타현 생활위생과는 “수십 년 장기 섭취한 경우에도 건강에 문제가 없을 수준”이라며 우려를 줄이려 했지만, 시중에 이미 유통된 사실은 무시하기 어렵다.
출하 전 검사 없었다…현지 대응 늦어졌다
아키타현은 현재 농림수산성과 함께 해당 쌀의 유통처를 조사 중이다. 회수 대상인 86t 중 약 29t은 아직 재고 상태로 남아 있다. 구마가이 농진도 자체적으로 회수에 착수했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한 오염을 넘어 출하 전 검사가 아예 없었다는 점이다. 아키타현은 카드뮴 농도 검사를 출하 전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해당 업체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카드뮴 검출 사실이 발표된 건 4월 4일이다. 아키타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마가이 농진 대표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지난해 기록적인 고온과 물 부족으로 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해 여름 이상 고온과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이런 환경 요인이 카드뮴 농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쌀 소비자 불신 커진다
아키타코마치는 일본 내에서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은 쌀이다. 찰기 있고 밥맛이 좋아 일반 가정뿐 아니라 고급 요릿집에서도 선호되는 품종이다. 그런데 출하 전 검사도 없이 기준치를 넘는 유해 물질이 포함된 채 유통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명품 이미지에 의존해온 쌀 브랜드에 대해 품질 기준과 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도 커지는 상황이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기본적인 관리 부실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업체 측 대응과 지자체의 사전 관리 실패가 겹치며 사태를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품종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명품’이라는 말보다 중요한 건 실제 품질과 관리 체계다. 이름에 안심하고 밥상에 올려온 사람들에겐 불쾌한 일이다. 일본산 식품에 대한 경계심도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