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정부가 13년에 걸친 내전 끝에 친북 정권이 물러나고 과도정부가 들어선 시리아와 10일(이하 현지시간) 수교를 맺으며 유엔 회원국 중 북한을 제외한 모든 국가와 수교를 완결했다.
지난해 쿠바와 수교를 맺은데 이어 북한과 혈맹관계였던 시리아와 수교를 통해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해지게 됐다.
시리아, 194번째 수교국.. 국내기업, 시리아 재건 사업 참여 기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0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과 '대한민국과 시리아 간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이후 조 장관과 알-샤이바니 장관은 양자회담을 갖고 수교 이후 양국 관계 발전 방향 등에 대해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시리아의 국가 재건 과정에서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수할 의사를 밝히고, 제반 여건이 개선될 경우 한국 기업의 재건 활동 참여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등 인도적 물품을 제공 의사도 밝혔다.
조 장관은 이어 아메드 알샤라 임시대통령을 예방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시리아가 포용적 정치 프로세스 지속, 화학무기 제거 등 국제사회 요구에 부응한다면 시리아 재건과 지속적 경제 발전을 위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알샤라 대통령은 새로운 시리아의 출발에 한국 지지가 중요하다며 이번 수교를 통해 양국이 국제평화에 기여하는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화답했다.
이날 시리아와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한국은 사실상 모든 유엔 회원국과 수교를 맺게 됐다. 북한을 제외한 191개 유엔 회원국과 모두 수교를 맺은 것으로, 교황청, 니우에, 쿡 제도 등 비회원국 3개국을 포함하면 수교국은 194개국에 이른다.
외교부는 "지난해 쿠바와의 수교 이후 유일한 미수교국으로 남아 있던 시리아와 이번에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우리나라는 191개 유엔 회원국 모두와 수교를 완결하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며 "그동안 북한과의 밀착으로 관계가 두절됐던 시리아와의 양자관계에 새로운 협력의 장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친북 정권 물러나며 수교 급물살.. 北 고립 심화 불가피
이번 수교는 친북 정권인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물러나면서 성사됐다.
알아사드 정권은 1970년대부터 50여년간 2대에 걸쳐 지속됐다. 사회주의 이념 하에 러시아, 이란, 북한 등과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지난 2011년부터 10년 이상 내전이 지속되던 중 지난해 12월 알샤라 대통령이 이슬람 반군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이끌고 알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내전이 종식됐다.
이후 알샤라 정부는 '정상국가' 전환의 의지를 피력하면서 시리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종교적 소수파인 기독교 여성 장관을 발탁하면서 국제사회에 변화의 시그널을 보여주었다.
정부는 아사드 정권 붕괴 후 시리아와 수교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 2월 정부 대표단을 시리아에 보내 양국간 협력방안을 논의하며 수교를 타진했다.
이후 지난달 18일 국무회의에서 '시리아와의 외교 관계 수립안'을 외교부 원안대로 의결했고, 조 장관은 의결안을 이행하기 위해 시리아를 방문했다.
지난해 쿠바 수교에 이어 이번 양국 수교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2월 '북한 형제국' 쿠바와 전격적으로 수교했다. 당시 북한의 방해 공작을 차단하기 위해 수교안의 국무회의 의결을 비밀리에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북한은 시리아 현지 외교관들을 철수시키고 사실상 공관 운영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리아의 북한과의 외교 관계 설정에도 기존과 다른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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