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작가가 난생처음 '러브레터'를 쓰던 시절을 묘사하며 문을 연다. "작은 몸"으로 "커다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엄청난 힘과 집중력"을 쏟아내던 그 열렬한 순간을. 하지만 러브레터라는 단어에서 예상되는 바와 달리, 그 수신자는 사촌이자 '자매'인 사비나를 향한 것이다. 책은 이처럼 우리가 '로맨스'를 비롯해 '낭만적 사랑' 개념에 익숙해지면서 휘발되어온 어떤 사랑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마법의 렌즈 같다. 실제로 저자는 애틋한 정서를 공유했던 사촌 사비나가 남성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사비나 외에도 학창시절의 여성 친구를 비롯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우정'에 대한 탐구가 내밀한 언어로 전개된다. '사랑'에 본의 아니게 밀려왔던, '우정'이란 단어로 퉁쳐왔던 수많은 감정과 복잡한 관계들. 그리고 여성들이 이어가는 유대감의 드넓은 스펙트럼을 자기 삶에 견주어 돌아보게 될 것이다.
■ 여자의 우정은 첫사랑이다
릴리 댄시거 지음 | 송섬별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292쪽 | 1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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