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션소설'블러핑'132] 정열의 마지막 작전 ''그레이트 블러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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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션소설'블러핑'132] 정열의 마지막 작전 ''그레이트 블러핑' ?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04-09 04:40:00 신고

3줄요약

2025년

그레이트 블러핑(Great Bluffing)

오랜만에 선아가 김포로 이사를 간 이모부를 찾았다.

정열은 몇 발짝 걸으면 바로 호수가 있고, 뒤쪽으로는 아담한 산을 접한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 집을 지어 2개월 전에 이사를 왔다. 이른 새벽이면 안개가 내려앉은 호숫가에서 낚시하며 한적한 시간을 보낸다.

“이모부!”

“그래, 어서 와라. 못 본 사이에 얼굴이 핼쑥해졌네. 아무리 바빠도 식사는 제대로 하고 다녀. 내가 너에게 너무 많은 짐을 맡겨서 미안하구나.”

“아니에요, 이모부. 저는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그러니 걱정 마세요.”

“이제부터는 쉬엄쉬엄 쉬어 가면서 해. 사람은 쉴 때를 잘 알아야 행복해지는 거야”

“이모부 얼굴이 평온하게 보여요.”

정열은 모든 재산을 재단에 기부하고 선아에게 모든 경영권을 물려주고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었다. 이때 제니가 커피를 가지고 나왔다.

“우리 선아 왔구나. 더 예뻐졌어.”

선아는 제니에게 어린아이처럼 안긴다. 언제나처럼 품이 따뜻했다.

새벽에 안개 낀 호숫가에서 마시는 커피는 달콤했다.

“이모부, 음악 축제는 언제 시작하죠?”

“내후년 10월 24일. 공연 타이틀은 Beyond the Sound in Seoul로 정했고…”

“이모부가 요즘 많이 바빠. 하 PD님도 자주 오고, 쉬려고 왔더니 더 바쁜 것 같아.”

“나는 음악도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음악을 듣고 싶은데, 음악을 즐기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 무언가를 하고 싶었어. 그래서 시작한 것이 이번 공연이야.”

선아는 이모부의 따뜻한 마음이 좋았다. 적들과 싸울 때는 섬찟할 정도이지만 유독 선아에게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아버지와 같았다.

“이번 공연이 세계적인 음악 축제로 자리 잡아서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제가 글로벌 회사들의 후원을 받아올게요. 좋은 취지니까 많이들 참여할 거예요. 그리고 월드 스타도 몇 명 섭외할 수 있는데…”

“아티스트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니까 선아가 굳이 나설 필요 없어. 곧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공개 섭외 영상이 노출될 거니까 이제는 그들에게 맡기면 돼.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해. 그래야 더 가치 있는 공연이 될 거니까.”

“이번 공연은 장애라는 장벽을 없애고, 청인과 농인이 모두 함께 즐기는 음악 축제가 되겠네요. 정말 기대되는데요. 우리 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회 환원 기술 프로젝트가 있는데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이번 공연 전에 그 기술이 완성되면 좋겠는데…”

“그렇게 해볼게요. 우리 신체는 소위 오감이라고 하는 다섯 가지 감각 중에서 시각과 청각은 9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해요. 빛은 가장 먼저 투명한 각막을 통과하고, 눈의 가장 안쪽에 있는 망막에 빛이 들어오면 이 신호를 뇌로 전달하여 사물을 보는데 각막이 손상된 경우에는 각막 이식으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광수용체가 손상되면 지금으로서는 치료 방법이 없었어요.”

희망과 기대에 찬 두 사람의 얼굴을 보며 선아는 신이 나서 말을 이어갔다.

“우리 연구진이 광수용체를 대신해 전기 신호를 만들고 공간 해상도를 높이는 ‘3차원 인공 망막 기술’을 개발해 왔는데 조만간 시각장애인들도 공연을 볼 수 있고, 응용하면 청각장애인들도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거예요.”

“그 기술이 완성되면 시각과 청력을 잃은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겠다. 공연도 보고 듣고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정열은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떠올리며 행복했다.

“당신은 수어 안무단과 합창단, 연주자들 의상을 맡아줘.”

“당신이 하는 일인데 당연히 내가 해야지. 일이 생겨서 나는 좋은데. 호호호”

선아는 제니의 팔짱을 끼고 환하게 웃는다. 이때 비서가 급하게 뛰어왔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인데 이 전화는 받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체어맨 황, 오랜만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전화해서 미안해요. 다급한 일이 생겨 할 수 없이 결례를 한 것이니 양해해 주세요.”

앤서니 블링컨의 유대인 부모는 헝가리 대사였고, 삼촌은 벨기에 대사를 지낸 외교관 집안이었다. 2015년 미 국무부 부장관에 취임하자마자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을 방문했고,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SD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앤서니 블링턴은 외교, 안보 분야의 베테랑이다.

“지금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자 통화를 원하는데 괜찮으신지?”

선아는 동의하고 이모부와 함께 듣기 위해 스피커폰으로 연결하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SD그룹의 황선아입니다.”

“지난주에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체어맨 황을 소개받았는데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 정책에서는 러시아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을 종식할 중재자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

앤서니 블링컨은 윌리엄의 안부를 물었다.

“윌리엄 회장은 잘 있나요? 경영에서 물러났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마침 윌리엄 회장님은 지금 제 옆에 계세요.”

“오, 장관님. 오랜만입니다.”

“아니, 이렇게 통화를 할 수 있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미국에서 본지가 벌써 10년은 넘은 것 같은데요.”

“벌써 그렇게 되었나요?”

“제가 불쑥 끼어들어서 젤렌스키 대통령께 결례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윌리엄 회장님에 관한 이야기는 익히 들었던 터라 저는 같이 이야기를 나눴으면 하는데 괜찮으신지요?”

“당연하지요. 안 그래도 젤렌스키 대통령께서 연락을 주셨을 때 저는 윌리엄 회장을 떠올렸어요. 이런 일을 처리하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계시니.”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지 않는 것은 한국과 일본 등과는 달리 양국이 상호방위조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참전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은 물론 NATO도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할 명분이 없다. 더구나 러시아와 직접 충돌 시에는 막대한 피해도 감수해야 하고, 3차대전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이유 중에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군사동맹인 NATO에 가입하면 나토군이 러시아 바로 앞까지 진출하게 되어서 위협을 느낀 것도 있었고,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를 점령해서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함락당할 것을 대비하고 있었다. 나토 동맹국인 폴란드와 루마니아, 독일 등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비하여 미군을 이미 증강 배치하였다.

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최대 핵무기 보유국이다. 자칫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은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대규모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툭하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략핵무기를 과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미국으로서는 직접적인 참전을 강행했다가 수렁에 빠진 경험이 적지 않다.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수많은 미군이 전사하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았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삽화=윌리엄리
삽화=윌리엄리

 더군다나 미국의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해 얻을 미국의 실익이 거의 없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인접국도 아니고 산유국도 아니며 주요 무역 파트너도 아니다.

“우리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전투병을 파견할 수가 없고,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도 NATO 동맹의 전투 병력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한 나토 동맹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면서도 자칫 더 큰 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은 피해 왔습니다.

미국의 역할이 주목되는 시점에서 '지원하되 참전하지 않는다'라는 미국과 NATO의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점령당하고 수많은 국민이 학살당할 겁니다. 얼마 버티지도 못합니다.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세요.”

정열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핸드폰 가까이 얼굴을 가져갔다.

“장담은 못하겠지만 제가 힘을 보태 보겠습니다.”

“윌리엄! 고맙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표해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할 수 있을지 장담은 못 드립니다만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자 선아와 제니는 걱정이 되어 정열을 쳐다본다.

“걱정하지 마. 나에게 생각이 있으니까.”

정열은 지밀원 팀장들을 소집하고 임무를 부여한 다음 지하 벙커로 향했다. 지하 벙크는 도청과 EMP 차폐시설이 완벽한 SD그룹의 철통 보안 구역이다.

정열은 이번 작전명을 ‘그레이트 블러핑’으로 명명하고 이것을 끝으로 완전히 은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레이트 블러핑 작전이 시작되고 8일째 되는 날에 FJP 위성 도청시스템에 무언가 잡혔다.

푸틴과 새로운 연인이 별장에서 밀회를 즐기기 위해 카잔으로 이동한 정보가 잡혔다. 카잔은 모스크바로부터 800km 거리로, 1990년대 이후 러시아의 정치, 금융, 관광의 주요 도시가 되었다.

카잔으로 이동한 정열과 기동팀은 마이크로 EMP탄을 푸틴의 별장 위 상공에 터뜨렸다.

도심과 떨어진 별장은 모든 통신, 전기가 끊겼다. 비상 발전기도 작동할 수 없었다. 핸드폰도, 보안폰도, 일반 전화도 모두 불통이다. 완전한 암흑 속에서 푸틴의 연인 미줄리나가 촛불을 밝혔다.

“불을 밝혀!”

이때 경호원이 헐레벌떡 뛰어온다.

“완전히 고립되었습니다. 경호 시스템도 가동할 수 없습니다. 외부와의 교신이 모두 끊어졌습니다.”

“그럼 빨리 차량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도록 해!”

“차량 이동도 불가능합니다. 아무래도 EMP탄인 것 같습니다.”

“누가 겁도 없이.”

[팩션소설'블러핑'133]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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