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aurant Allen
매 코스 섬세한 플레이팅을 선보이는 레스토랑 알렌은 클렌저 역시 독특하다. 한라봉, 천혜향, 불수감 등 시트러스를 조합한 소르베를 막대사탕 모양으로 준비한 것. 무게감을 담당하는 메인 디시는 계절에 따라 재료를 달리한다. 가을은 가금류, 겨울은 돼지고기, 봄철은 양고기를 주로 활용하는데, 소고기만은 사계절 내내 주문 가능하다. 메인 요리의 사용 부위는 한우 갈빗살. 먼저 간장 베이스 소스에 마리네이드한 한우를 저온 조리한 뒤 숯불에 구워 겉을 익혔다. 여기에 부드럽게 브레이즈한 한우 어깨 살을 셀러리악으로 감싸 곁들이고, 셀러리잎과 줄기를 버터에 볶아 올렸다. 셀러리악 퓌레와 비프 주(jus)로 묵직함을 더해 마무리한 요리다. 소고기와 셀러리의 여러 부위를 서로 다른 조리법으로 맛볼 수 있다.
“7~8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는 메인 디시 하면 소고기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모수 서울은 오픈 초기부터 메추라기 요리를 메인으로 냈다.
국내산 메추라기는 크기가 작은 편인데 어렵사리 큰 재료를 수급했다고 한다. 고정관념에 맞서 원하는 요리를 밀고 나가는 안성재 셰프의 뚝심이 멋졌다.” _ 서현민 셰프
Sanro
일본 가이세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계절이다. 그렇기에 산로의 봄에는 초록이 가득하다. 봄의 메인 요리 금태조림은 껍질을 벗긴 초록빛 가지를 금태로 감싼 뒤 시어링하여 겉면을 바삭하게 익혔다. 이러한 가지 조리법은 일식에서 히스이나스라고 하는데, 고온에 튀겨 손으로 껍질을 벗긴 뒤 얼음물에 담가 준비한다고. 생선 위에 얇게 썬 우엉과 파를 올려 초록빛을 더하고 금태 머리와 뼈를 우린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냈다. 국물까지 한 번에 떠먹으면 생선 기름을 머금은 가지와 부드러운 금태, 진한 소스가 씹을수록 어우러진다. 클렌저로는 알코올을 날린 사케와 제피를 끓여 만든 소르베를 준비했다. 유성엽 셰프가 지난해 봄 광양 농장에서 직접 채집한 초록빛 제피 열매는 봄철 내내 다채롭게 활용할 예정이다.
“레스토랑 알렌의 오리구이는 국내 최고라고 생각한다. 국내산 오리는 특성상 맛이 진하지 않은데, 전용 숙성고에서 드라이에이징을 한 덕에 응축된 맛이 느껴졌다. 기름기를 머금은 껍질과 폭신한 식감의 살, 적당한 철분 맛이 조화로웠다.” _ 유성엽 셰프
Dresden Green
큰 창으로 볕이 드는 드레스덴 그린은 환한 공간 덕인지 색색의 식재료가 돋보이는 곳이다. 그중 클렌저인 ‘절벽 아래 꽃’은 박가람 셰프의 섬세한 플레이팅과 재료 조합을 드러내는 메뉴다. 베르가모트 소르베를 절벽 모양으로 그릇 위쪽에 얹고 상황버섯을 끓여 발효한 콤부차를 담은 뒤 새콤한 식용 꽃 베고니아를 띄웠다. 입가심과 소화를 돕는 것은 물론 한 폭의 풍경을 함께 선사한다. 메인 디시는 한우 채끝 등심과 안심이다. 두 가지 부위를 양평 참숯에 구운 뒤 파스닙 퓌레, 완두콩 퓌레, 코끼리마늘로 만든 흑마늘 퓌레를 나란히 담았다. 가니시로 함양 파에 고흥 유자 소스를 채워 곁들이고, 소뼈를 우린 소스로 마무리했다. 전국 각지의 제철 재료가 동글동글한 형태로 플레이트 위에서 조화를 이룬다.
“소울 다이닝의 ‘한우 삼위일체’는 채끝, 안심, 살치살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조리하고, 취나물, 단감 김치, 쌈 채소, 소기름으로 지은 흑미밥을 함께 낸 한 상 요리다. 서양 요리의 메인 디시와 달리 다양한 찬과 작고 동그란 쌈이 어우러지니 외국인도 부담 없이 한식을 접할 수 있는 메뉴라고 생각한다.” _ 박가람 셰프
Légume
비건 레스토랑에서는 어떤 재료로 메인 요리를 선보일까?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5>에 1스타로 새롭게 등극한 레의 메인 디시는 풍성한 식감의 아위버섯 요리다. 도톰한 아위버섯은 수분을 약간 머금은 정도로 오븐에 조리하여 볶은 섬초 위에 올리고, 돼지감자 퓌레를 곁들였다. 여기에 육류 기반의 주 대신 채소와 과일 껍질을 오래 끓인 뒤 겨자씨를 더한 소스를 뿌려 낸다. 과실의 상큼함과 농축된 향이 퍼지고 겨자씨가 톡톡 튀는 식감을 더한다. 메인 디시 이후 등장하는 소르베는 차가운 온도로 입을 씻어낸다. 레몬&솔잎 소르베와 펜넬 시럽이 새콤하고 상쾌하게 어우러지니 디저트를 맞을 준비 완료다.
“비건 요리로 정상에 오른 뉴욕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일레븐 매디슨 파크를 지난 2월 방문했다. 미국에 한식 열풍이 불고 있어서일까. 메인 요리의 담음새가 비빔밥과 흡사한 점이 흥미로웠다. 맛의 결은 한식과 달랐지만 향신료로 지은 흰 밥 위에 각종 채소와 버섯을 시계 방향으로 올린 플레이팅이 기억에 남는다.” _ 성시우 셰프
Dining Oeun
컨템퍼러리 한식 다이닝 오은의 메인 디시는 숙성과 발효가 테마다. 드라이에이징한 오리 가슴살은 아카시아꿀을 발라 마리네이드한 뒤 비장탄에 굽고, 구운 메밀, 깨, 고수씨, 펜넬 씨앗 등 곡물을 입혀 바삭한 식감과 고소함을 더했다. 오리는 레스팅이 특히 중요한 재료라 고객의 주문과 동시에 굽기 시작한다고. 완성된 구이는 이선영 셰프가 직접 빚은 화로 모양 그릇에 당귀잎 튀김과 함께 담았다. 봄 향기 가득한 방풍나물 김치와 냉이구이, 복분자잼, 마늘 퓌레, 초석잠 장아찌는 한 접시에 따로 제공한다. 클렌저로는 솔순과 배, 브론즈 펜넬로 담근 청을 탄산수, 레몬즙과 혼합해 음료로 낸다. 상쾌한 소나무 향이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내며 향긋함을 남긴다.
“설야멱적은 흔한 한식 메뉴지만, 온지음에서 맛본 설야멱적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맛있다고 느낄 만한 요리였다. 덜 익히거나 많이 익히면 질겨지기 쉬운 채끝 등심을 완벽하게 구워 더없이 부드러웠다.” _ 이선영 셰프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다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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