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했던 라미 말렉이 돌아온다.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요원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캐릭터들이 있다. 첩보물을 대표하난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현란한 액션으로 첩보 장르를 진화시킨 제이슨 본 등의 인기 캐릭터들이 있다. 물론, 다른 성격을 가진 요원들도 있다. ‘밀정’처럼 본인의 노출을 최소화하고, 그림자 속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도 있다. 라미 말렉은 이 두 성격을 모두 가진 특별한 요원에 도전했다. 그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을까.
‘아마추어’는 범죄 조직의 테러로 아내를 잃은 찰리(라미 말렉 분)의 복수를 담은 영화다. 그는 범죄와 싸우는 CIA 소속이지만 폭력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암호 해독 분야의 전문가라 책상 앞에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아내의 죽음에 나서지 않는 CIA에 실망한 찰리는 상관의 지시를 무시한 채 현장에 뛰어든다. 범죄자를 쫓는 동시에 CIA에 쫓기는 신세가 된 찰리는 그의 특기를 살려 복수를 설계해 나간다.
‘아마추어’는 컴퓨터 앞에서만 임무를 수행해 왔던 너드남의 뒤를 따라가는 영화다. 그는 몸으로 부딪혀 범죄자들과 싸운 경험이 없다. 그래서 ‘007’과 ‘제이슨 본’ 등의 영화 같은 전개를 기대하기 힘들다. 화려한 무술과 요원들의 비밀스러운 장비는 등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찰리는 총기조차 잘 다루지 못한다. 대신 그의 특기인 컴퓨터 관련 기술을 활용해 보안을 뚫고 데이터 획득하며 적에게 다가간다.
찰리는 전면전보다는 덫을 파고 적을 유인해 복수를 실행해 나간다. 그의 액션은 첩보 장르 속 캐릭터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수동적인 편이다. 찰리는 덫을 만들기 위해 물리와 화학 등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한다. 낯선 방법이기에 신선했고 궁금증을 가지게 했다. 이런 방식을 택함으로써 폭력을 직접 행사해 본적 없는 찰리의 특징을 살릴 수도 있었다. 여기에 라미 말렉의 피폐한 표정이 더해져 캐릭터의 비극성을 더 강조했다. 라미 말렉은 모든 것을 잃은 인간의 고민과 고통을 잘 표현해 냈다. 덕분에 찰리를 감정적으로 응원하며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점이 한계로 보이기도 했다. ‘아마추어’는 독특한 액션과 캐릭터를 만들었지만 볼거리가 부족했다. 이 영화는 액션으로 재미를 쌓아가지 않는다. 복수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찰리의 압도적인 지능이 부각될수록 액션에서 오는 긴장감은 떨어진다. ‘미션 임파서블’ 등의 영화에서 짧게 지나갈 법한 요소를 ‘아마추어’는 메인 장애물로 설정해 흥미롭지 못했다. 스파이 장르로서 리얼함을 추구하는 영화가 아니었기에 다채로운 볼거리를 통해서라도 매력을 어필했어야 했다.
초반부의 전개가 느린 부분도 답답했다. ‘아마추어’는 찰리 아내가 죽은 뒤 복수극을 바로 시작하지 않는다. 현장에 나가본 적 없는 찰리의 액션에 개연성을 만들기 위해 속성으로 훈련받는 과정을 친절히 담았다. 혹은, CIA와의 갈등을 부각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일 수도 있다. 어떤 이유였든 유사 장르 속엔 능숙한 요원이 나오기에 이 부분은 ‘아마추어’에만 필요했다. 이 부분이 영화의 속도감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이 짧은 훈련만으로 찰리가 테러조직과 맞설 수 있다는 설정도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 앞선 액션 부분에서의 아쉬움처럼 장르성과 리얼리티 중 어느 것도 잡지 못했다.
‘아마추어’는 현장에서 활약하는 요원과 컴퓨터 앞에서 활약하는 요원의 특성을 한 캐릭터에 접목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이도저도 아닌 요원이 탄생했다. 이는 영화의 방향성을 혼란스럽게 했다. 관객을 사로잡을 만큼 돋보이는 매력을 찾기 어려웠다. 영화의 제목처럼 캐릭터, 액션, 서사 등 여러 요소가 ‘아마추어’ 단계에 머무른 느낌이랄까. 라미 말렉의 표정만 오래 기억될 영화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아마추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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