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은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조리법에 따라 몸에 흡수되는 성분의 양이 크게 달라진다. 겉보기와 달리 당근 안에는 눈과 위장을 지키는 성분이 풍부하다. 하지만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이 성분이 몸에 흡수되는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생으로 베어 먹는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1. 생보다 익힌 당근이 낫다
당근에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은 지용성이다. 기름과 만나야 흡수가 잘된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생 당근 100g에는 7300㎍의 카로틴이 들어 있고, 데친 당근에는 8300㎍이 들어 있다.
비타민A는 생 당근에 4100 IU, 데친 당근에는 4600 IU다. 익혀 먹는 쪽이 수치에서 확실히 앞선다. 하지만 데치는 걸로는 부족하다. 물에 녹지 않는 성질 때문이다. 식물성 기름에 볶았을 때 항산화 성분 흡수율이 확 뛰어오른다.
당근볶음이 괜히 생긴 반찬이 아니다. 익숙한 반찬이지만 조리 방식이 꽤 과학적이다. 무심코 기름에 볶는 게 아니라, 몸속에 베타카로틴을 들여보내기 위한 행동이다. 생으로 먹거나 물에 데치는 것보다 확실히 효율적이다.
2. 당근 껍질, 그냥 두는 편이 낫다
과일과 채소 껍질엔 많은 게 숨어 있다. 당근도 마찬가지다. 껍질 쪽에 베타카로틴과 항산화물질이 많다. 벗겨서 버리면 아까운 부분부터 없애는 셈이다. 유기농 당근을 고르거나 깨끗하게 세척하면 껍질째 먹는 게 훨씬 낫다.
껍질이 부담스럽다면 최소한으로만 벗긴다. 껍질째 볶을 때와 벗기고 볶을 때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식감도 크게 다르지 않다.
3. 조리 전 미리 자르면 손해다
당근을 냉장고에서 꺼내면 바로 자르게 된다. 대부분 그렇게 한다. 하지만 이건 당근 입장에서 불리하다. 자른 상태로 두면 공기와 접촉하면서 산화가 시작된다. 특히 베타카로틴은 산소에 약하다.
영양 성분이 사라진다. 냉장보관한다고 해도 막을 수 없다. 썰기 전보다 확실히 줄어든다. 필요한 순간 바로 써는 게 최선이다. 조리 직전에 칼질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성분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영양을 생각한다면 시간 아끼겠다고 미리 손질하지 않는 게 낫다.
4. 주스 만들 땐 섞는 조합부터 따져야 한다
당근은 주스로도 자주 먹는다. 믹서기에 이것저것 넣어 함께 간다. 무, 배추, 시금치처럼 비타민C 많은 채소도 함께 넣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당근에는 아스코르비나제라는 효소가 있다. 이 효소는 다른 채소 안에 있는 비타민C를 분해한다. 잘 섞어 마셔도 실속 없는 조합이 된다.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당근을 갈기 전에 식초를 살짝 섞으면 해결된다. 산성이 되면서 아스코르비나제가 제 기능을 못 하게 된다. 맛이 약간 달라지더라도 조합의 손해는 줄일 수 있다. 영양을 지키려면 신맛이 약간 들어가야 한다.
5. 당근은 위도 지킨다
눈에 좋다는 말은 익숙하다. 베타카로틴, 루테인, 리코펜 등이 작용한다. 이 성분들은 망막과 시신경 보호에 관여한다. 하지만 눈만 챙기는 채소는 아니다. 당근은 위장을 지키는 데도 이름이 올라 있다. 양배추, 브로콜리와 함께 위 점막을 보호하는 채소로 꼽힌다. 세균 감염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연구도 나온다. 미국 임상영양 저널에선 당근 섭취로 유방암 위험이 최대 60%까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란 연구에선 위암 위험이 26% 줄었다는 결과도 있다. 단순한 채소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한편, 당근이 눈에 좋다, 위장에 좋다. 이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성분이 그대로 몸에 흡수되는 건 아니다. 익히지 않고, 껍질을 버리고, 미리 잘라두고, 아무 채소나 섞어 먹는다면 흡수율은 크게 떨어진다.
똑같이 먹어도 효과는 다르다. 익히고, 껍질 남기고, 바로 썰고, 식초 섞는 방식이 훨씬 유리하다. 매일 먹는 채소지만, 먹는 법이 바뀌면 몸이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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