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폭탄이 한국을 강타한 가운데 대통령 공백 상태에 놓인 한국이 향후 협상력 약화로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른 국가 정상들은 트럼프와 직접 협상에 나서는 상황에서 한국은 대통령 부재로 인해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워서다.
4일 수출업계에 따르면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인 한국의 대미(對美) 상호관세율은 25%로 일본(24%), 유럽연합(20%) 등보다 높아 미국 시장에서 주요 경쟁 상대인 일본, 유럽 기업들보다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더욱이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협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의 정치적 공백은 무역 위기 대응에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반해 다른 국가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협상에 나서며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트럼프의 관세는 세계 경제에 대한 중대한 타격“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대결에서 협상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미국과의 합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했고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는 ”우리의 이익에 부합하는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각국 정상을 중심으로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
현재 한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수출 지역은 미국이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對美) 수출액은 전년대비 10.5% 증가한 1278억달러(183조9169억)에 이른다. 2024년 한국 수출에서 미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의 18.30%에 비해 0.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는 557억달러(80조1578억) 흑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은 자동차, 반도체, 석유제품, 배터리 등이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수입 규모 기준으로 한국은 올해 1월 10위(전체 물량 중 3.4%)를 기록했다.
한국은 대통령 공백 상태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통상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정상 간 직접 협상은 어려워 협상력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상 간 직접 협상에 비해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양자 협상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부재는 심각한 약점으로 꼽힌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식물 정부가 된 현 정부보다 대선 후 당선된 대통령과 직접 협상하려할 가능성이 높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8-0)로 인용한 후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식물정부’와의 소통을 최소화 했다.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고위급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대선 이후 새 정부와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하길 원한 바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수출 업계는 좌불안석이다. 가뜩이나 상호관세로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통령마저 공석이라 미국이 향후 더 큰 무기로 한국을 공격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지적이다.
미국에 알루미늄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한 수출업자는 “지금은 버티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통령이 공석인 상태에서 상호관세가 유예되거나 낮아지는 건 기대하지 못해 부정적인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3월 26일 발표된 자동차 관세로 인해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부품업종은 대미 수출 감소, 완성차 수출 감소로 인한 부품수요 감소, 타 국가가 관세를 회피해 국내나 신흥시장으로 물량 밀어내기를 할 가능성 등 미국에 직접 수출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관세 영향권 안에 들 수 있다”며 “독자적인 대응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정부가 세부 정보공유와 세제, 수출금융 등 자금측면의 지원 등 다각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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