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시작, 이나은이 남긴 조용한 잔상은 봄의 온도와 닮아 있다. 그녀가 올린 두 장의 사진 속엔 과한 꾸밈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하루의 단면이 담겨 있다. 회색빛 벽을 배경으로, 묵직한 카키 트렌치코트를 입은 그녀가 조용히 걸어가는 모습. 단순한 출근길도, 평범한 외출도 아닌 듯한 그 장면엔 묘한 여운이 남는다.
이나은이 선택한 스타일은 절제된 무드가 강한 트렌치코트다. 어깨선 아래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루즈한 실루엣, 바람에 살짝 들리는 밑단의 흐름, 그리고 깊은 카키 컬러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단정함을 넘어 고요한 존재감을 전한다. 어깨 위로 드리운 긴 웨이브 헤어는 그녀의 움직임과 함께 유연하게 흘러간다.
손에 들린 건 아이스 음료 두 잔과 핸드폰. 일상의 아주 작은 장면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바꾸는 건 그녀의 표정이다. 고개를 살짝 숙이고 웃는 듯 아닌 듯한 그 눈빛은 특별한 연출 없이도 시선을 머물게 만든다. 과하지 않은 제스처, 무심하게 흘려보낸 시선 하나로도 충분한 설득력을 지닌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블랙 토트백이다. 넉넉한 크기와 단정한 쉐입, 어떤 룩에도 무난하게 어울리는 디자인은 실용성과 감성을 동시에 담아낸다. 트렌치코트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룩에 힘을 더하는 소품이다. 작정하고 꾸민 스타일이 아닌, 자연스럽게 스며든 무드가 오히려 강한 인상을 남긴다.
빛이 많지 않은 실내 공간, 차분한 톤의 조명 아래 그녀는 더욱 또렷하다. 어두운 벽면과 밝은 하의 라인의 대비 속, 코트의 질감과 머릿결의 움직임이 은근한 리듬을 만든다. 카메라를 향해 정면을 바라보지 않고도, 시선을 끄는 건 그 자체로 하나의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다. 이나은은 그런 인물이다.
사진 속 그녀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니다. 차분함, 여유,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단단한 분위기. 오랜 시간 카메라 앞에 서 온 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감각이 있다. 이는 스타일링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 오직 ‘그 사람’이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그래서 이나은의 룩은 단순한 패션을 넘어 감각 그 자체가 된다.
4월의 첫 시작을 알리는 이 사진은, 봄이란 계절이 단지 화사함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오히려 깊은 색감과 느릿한 걸음, 그리고 담담한 눈빛이야말로 진짜 봄을 닮아 있다. 그녀가 지나간 그 공간엔 바람 한 자락까지 감성이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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