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윤건호 작가] 점 하나 찍은 그림이 7억 받는 현대미술. 별것도 아닌 것에 의미만 부여하면 예술이 된다는 현대미술. 이렇게 내뱉는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현대미술에 아니, 미술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예술은 사치와 허영으로 지속된다. 그래서 그들만의 세계라던가, 잘난 척하는 세계라던가 고깝게 바라보는 시선은 흔한 것 중 하나다. 흔히 예술병이라고 명명하는 현대미술의 장면들은 그런 빈약한 평가질에 놀아나기엔 아까운 것들이 많다.
한국 사회는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하였다. 졸업증, 자격증, 스펙과 학위를 쌓아 취직으로 달리는 것이 성공이라 설정된 국가의 구조에서 창조로 돈을 버는 게 누군가의 눈에는 웃기는 일일수도 있겠다.
나비효과를 지닌 이 세상에 이유 없는 것은 없다, 마르셸 뒤샹은 ‘변기’를 작품이라 하였고 이우환은 ‘점’을 작품이라 했다. 하찮은 변기와 점이 결국 작품이 된 것은 치열한 사투와 고뇌, 그리고 열정이 쌓인 결과다. 스펙과 학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서 그것이 우습고 억울한 이들이 있겠지만, 매겨지는 가치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구석기에서 시작하는 유래 깊은 미술의 교양으로써의 의의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억울할 것은 없을 테다.
“인간이든 물건이든 거기 뒹굴고 있다고 해서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각각은 그 크기, 위치, 간격, 방향 등의 조응 관계에 의해 비로소 인간이고 사물이게 된다._여백의 예술, 이우환”
“점 하나 찍고 작품이란다.”의 주인공 이우환 화백의 ‘조응’ 시리즈다. 쉽게 비웃음 당하는 그의 점은 한번으로 찍어지지 않았고 그어지지 않았다. 겹겹이, 일정하고 정갈하게. 긴장으로, 절제로 쌓였다. 방향이 보이고, 겹이 보이고 명도와 공간이 보이는 그 점들은 쉽게 비웃으면 무례할까 겁이나는 인생이 담겼다. 점만 찍은 그림 한 점에서 드라마가 보인다.
그 점은 철학으로 찍은 점이었다.
설득력을 지닌 관점과 화법, 시각적 제안과 미적 해석을 담는 것. 7억 원을 호가하는 작품이 되는 방법이나 기준은 세상에 없다. 정답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게 되도록 하는 작품은 말 그대로 신의 한 수다.
인생과 세계, 꿈과 몽환, 미래와 환상. 광활한 세상을 유일한 비주얼로 담아낸 신의 한수, 그게 값어치가 없다면 그것이 웃기는 일 일테다.
현대미술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체가 있는 철학이다. 일정한 삶의 틀을 깨고 사치와 허영을 창조적 에너지로 전환시킨다. 그것은 우리가 획일화된 길을 걸어도 스스로를 하찮지 않도록 하는 소스일 것이다. 그러니 주눅 들지 말고 미술을 향유하고 누리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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