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국내 라면 시장을 선도하는 ‘삼두마차’ 농심·오뚜기·팔도가 세계 무대에서도 국가대표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명실상부 K라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효자 브랜드 ‘불닭’ 시리즈는 홀로 해외매출 1조를 달성하는 등 K푸드 기업은 국위선양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다.
농심의 대표 제품 신라면 툼바는 최근 일본과 호주 내 1위 유통업체에 입점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 생산라인을 구축해 오는 6월 월마트 입성을 앞두고 있다,
hy 산하 팔도의 ’도시락‘은 러시아 국민 음식으로 꼽힐 만큼 꾸준한 인기로 사랑받는 제품이다. 러·우 전쟁에도 불구하고 해외 매출의 85%, 약 5000억원을 러시아에서 벌어오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오뚜기는 아직 해외 인기에서 아쉬운 점수를 받았으나, 최근 인기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진’을 ’진라면‘ 브랜드 모델로 내세우는 한편 영문 사명을 리뉴얼하는 강수를 두며 글로벌 진출 의지를 내비쳤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별 즉석면류 시장 규모는 5위에 해당한다. 또 지난해 라면의 수출 실적은 12억4850만달러로 전년대비 31.1% 증가했으며 농식품 수출액 1위를 차지했다.
K푸드 최대 시장인 미국의 트럼프 정부 관세 폭탄에 대한 우려가 있었음에도 수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농식품부가 K푸드 수출 증가액 14억 달성 계획을 세운 와중에 식품 업계가 해외 진출 강화 전략을 세운 만큼 라면 수출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불닭신화’ 삼양, 1위 자리 굳히나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3359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농심의 해외 실적을 추월했다. 같은 기간 농심은 1조3037억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했다.
삼양의 ‘불닭 신화’는 식품 업체의 해외 마케팅 교과서로 불릴 만큼 이례적인 지표를 그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9년부터 해외 매출이 매년 증가 추세를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연도별 매출 추이를 보면 △2019년 2728억원(50%) △2020년 3703억원(57%) △2021년 3886억원(61%) △2022년 6057억원(67%) △2023년 8093억원(68%)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세계 각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체감도 높은 마케팅에 기인한 효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틱톡(tikTok) 내 불닭 영상 조회수는 10월을 기점으로 4000만뷰로 급상승했다. ‘매운맛 챌린지’ 같은 소비자 참여형 콘텐츠는 소셜 미디어에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어 한국산 라면의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각국 현지에서 도전적인 맛으로 인식되며, 자발적인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추세다.
삼양식품은 불닭 신드롬에 힘입어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이 원재료·물류비 인상을 빌미로 제품 가격을 올릴 때 오히려 삼양은 가격 동결을 발표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하락한 건 사실이나 가격 인상이란 단기적 결정보다 해외 시장 확장으로 성장 동력 강화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K라면 ‘선구자’ 농심, 야심찬 美 시장 다지기
전통의 라면 강자 농심은 ‘신라면 툼바’가 지난해 11월 미국 현지에 구축한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오는 6월에는 세계 최대 유통채널 월마트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미국은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 증가에 따라 간편 조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장이다. 간편식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인만큼 기업에게 미국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실제로 농심 신라면은 미국 인스턴트라면 순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과학연구 전문 매체 ‘스터디파인즈(Studyfinds)’는 지난해 농심 신라면을 ‘부엌 선반에 챙겨야 할 라면‘ 2위로 선정했다.
이처럼 지난해 처음으로 10년만에 매출 역성장세를 띄긴 했으나 미국인들에게 여전히 사랑받는 제품이다.
◇오뚜기, 브랜드 리뉴얼로 해외 진출 본격화
국내 수요만으로 성장세를 유지한 오뚜기는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한다.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 불황에 국외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오뚜기는 해외 인지도 제고를 통해 5년 내 해외 매출을 3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최근 ’진라면‘ 브랜드 모델로 방탄소년단 진을 내세웠고, 다음달 있을 2025 대한민국 라면박람회에서 첫 글로벌 홍보에 나선다.
또 영문 사명도 외국인 발음 편의에 맞춰 기존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하는 등 글로벌 시장 도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는 지난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2030년까지 해외 매출을 현재의 세 배가 넘는 1조1000억원 이상으로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 오뚜기의 해외매출 비중은 10%대로 이어졌던 만큼 파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오뚜기는 올해 동남아시아·중동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전 세계에 대한 홍보·영업 활동을 강화한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