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주희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인수한 한온시스템이 관세와 적자라는 이중고 속에 시너지 효과가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양사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열관리 기술과 타이어 제품을 통합 제공하는 ‘패키징 전략’으로 인수 당시 시너지 효과를 꾀했지만, 미국발 보호무역 기조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이 다시 현실화됐다. 특히 자동차 부품 업종이 우선 타깃된 가운데 한온시스템은 미국 수출 비중이 높고 유럽 고비용 공장까지 보유해 관세 및 생산비 이중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자동차 부품 업계에 대해 “관세부담이 완성차업체에서 부품사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고, 영업이익률이 낮은 부품사일수록 수익성 타격이 크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미국이 관세 10%를 부과하게 되면 한온시스템은 연간 영업이익률이 -0.45%, 15% 부과 시 -5.45%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가 원가로 전가되지 않고, 한온시스템이 전액 부담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수치다. 이는 이미 2024년 기준 지배주주 순손실 -3,632억 원을 기록한 상태에서 추가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온시스템의 실적은 한국타이어의 연결 재무제표에 지분법으로 반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타이어의 연결 순이익은 1조 1,310억 원이다. 이 중 3,632억 원이 한온시스템의 손실인 것을 반영하면 한온시스템이 순수 연결 기여도에서 ‘마이너스 효과’를 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타이어는 자회사 포함 전체 자산 15.8조 원, 자본총계 11.1조 원으로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한온시스템의 실적 악화가 반복될 경우 그룹 전체 재무 유연성에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너지 효과, 언제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은 지난 3월 6일 “3년 내 한온시스템 정상화”를 목표로 밝히고 유럽 고비용 공장 구조조정,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등 대대적인 개편을 시사했다.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 인수 전부터 글로벌 경영 회의를 통해 경영 전략을 수립해 왔으며, 3년 내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온시스템 '재무구조 개선' 방침에 대해서도 밝힌 바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28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국가 핵심 기술을 보유한 한온시스템 경영 정상화로 자동차산업 등 국가 경쟁력에 힘을 보태자”며 “한온시스템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고 국가 경쟁력에 보탬이 되는 첨단기술 연구개발(R&D)에 온 힘을 쏟자”고 강조했다. 이날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 개선 방향으로 △혁신경영 습관·마인드셋 장착 △산업·시장 이해 강화 △지속가능 R&D 방안 제고 △투명하고 효율적 커뮤니케이션 등도 함께 제시했다.
업계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 구간을 지나 오는 2026년부터 본격 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시기에 맞춰 한온시스템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2026~2027년경부터 양사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인수 시너지'냐, '재무 리스크'냐… 지금은 갈림길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는 전기차 시대를 대비한 선제적 투자였다. 하지만 현재로선 ‘적자 동행’이란 부담이 그룹 실적을 발목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침체(캐즘)와 고비용 해외 생산구조, 미국 관세 리스크, 실적 적자 등의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한온시스템 인수가 시너지의 전환점이 될지 여부는 전기차 시장의 회복 속도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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