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돌봄부터 자립까지, 조현병과 함께 살아가는 조각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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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명문장] 돌봄부터 자립까지, 조현병과 함께 살아가는 조각난 세계

독서신문 2025-03-27 13:19:08 신고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조현병은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증상은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일 뿐이다. 그리고 당사자와 가족 모두 주어진 조건 안에서 충분히 자기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 이 책이 지치지 않고 긴 여정을 함께해가는 모든 조현병 환자의 가족과 정신보건 전문가의 책상 위에 놓이기를 바란다. - 하지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추천의 글 중에서

조현병은 100명 중 한 명꼴로 흔하지만, 소아조현병의 경우는 1만 명에 한 명꼴이라고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기가 막혔다. 정신병이라고? - 「엄마, 내가 미치고 있는 건가요?」 중에서

남편과 함께 있었지만 질문은 내게만 날아왔다. 나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입원에 이르기까지 만 11년 4개월의 시간을 성실하게 답변했다. 집안에 조현병 환자가 없는 것, 3.74킬로그램으로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 아이의 다정한 성격,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 담임 선생님과 주말 산행을 갈 정도로 활기찼던 학교 생활…. - 「병동 안의 질문들」 중에서

병명이 개정되자,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정신분열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줄어드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정신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히 단단했다. 아니, 더 강화되었다. 연일 보도되는 조현병 환자의 강력 범죄 기사를 접할 때마다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어디론가 숨고 싶다. 가슴에 박힌, 조현병이라는 주홍글씨를 들킬까 봐. - 「조현병을 마주할 결심」 중에서

조현병 환자가 망상에 빠져 있을 때, 망상 내용으로 논쟁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아, 그렇게 생각하는군요”라며 가볍게 넘어가거나 “저녁에는 뭘 먹을까?”라며 자연스럽게 다른 주제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그것은 망상이다’ ‘당신의 생각은 틀렸다’ 같은 식으로 토론하면 망상을 더 정교화할 수 있다. - 「망상 씨, 환청 씨와 함께 사는 법」 중에서

뇌의 기능은 약 1000억 개의 뉴런과 그보다 10배 많은 1조 개의 신경교세포가 수행하는데, 이 뉴런과 신경교세포의 교란으로 생기는 병이 조현병이다. 뇌는 미지의 영역이다. 닿기 어려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의학 연구가 뒤처져 있다. 명확한 것은 조현병이 마음의 병이 아니라 뇌의 병이라는 것이다. - 「완치는 없다, 완화만 있을 뿐」 중에서

가족이 환자를 ‘독박 돌봄’하라는 요구는 버티다가 쓰러지라는 말과 다름없다. 그리고 이 아이는 나만의 아이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아이니까, 사회 구성원으로서 돌봄을 나눌 공동체가 필요하다. - 「돌봄을 나눌 수 있다면」 중에서

대안학교에서 나무는 선생님들이 사람으로 대해줘서 좋다고 했다.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줘서 좋다고 했다. 그렇다면 일반학교에서는 사람으로 대해주지 않았다는 것인데, 아픈 와중에도 나무는 자신이 존중받는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알았다. 어쩌면 아프기 때문에 더 잘 알아챘을 것이다. 조현병 환자들은 인지는 엉키고 감각은 예민하다. - 「학교에서 삶의 감각을 배우다」 중에서

병역판정검사가 예상대로 진행된 뒤, 다음 순서로 장애인 등록을 하기로 했다. 담당의사는 정신장애인의 경우 지원보다 낙인이 크다고 걱정했다. 별 혜택이 없는데 굳이 할 필요가 있냐며 다시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다. - 「사회적 자리를 찾아가는 길」 중에서

그러면서도 방학 때마다 바리스타 학원을 다니고, 자전거 정비 학원을 다니고, 제과제빵 학원을 다니고, 일본어 학원을 다녔다. 나무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모색했다. 병을 가지고, 약을 먹고 주사를 맞으면서도 살아가는 내가 여기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 「도전! 캠퍼스 라이프」 중에서

나무와 우리 가족은 조현병을 통해 질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아서 프랭크는 질병이 기회라고 했다. 아픈 몸을 사는 것은 우리를 삶의 경계로 데려가고, 그 경계에서 삶의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게 한다고. 역시 그렇다. 우리는 다르게 살게 되었다. - 「에필로그: 그럼에도 계속 말하는 마음」 중에서

『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
윤서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 200쪽 | 17,000원

[정리=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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