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칼럼] 자화상 그리는 여성 화가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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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 칼럼] 자화상 그리는 여성 화가③

문화매거진 2025-03-26 19:36:52 신고

[강산 칼럼] 자화상 그리는 여성 화가②에 이어 

[문화매거진=강산 작가] 전 글의 두 작가 Rachel Lewis, Jenny Saville가 자신의 신체를 모델로 자화상을 그렸다면 다음의 작가는 자신의 신체를 직접 도구로서 퍼포먼스에 이용하였다.  

바로 미국의 작가 Hannah Wilke(1940~1993)이다. 그녀는 퍼포먼스, 혼합매체 미술가다. 자신의 신체를 주제로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그녀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는 관중들에게 껌을 씹도록 하여 그 껌으로 여성의 생식기 형태를 만들어 자신의 온몸에 부착한 것이다. 온몸에 생식기 모양이 껌을 부착하여 연속으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였다. 자신의 몸에 붙인 껌처럼 미국 여성들이 그와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 했다. 먹고 싶으면 먹고 씹고 그러다 필요 없어지면 뱉어버리는 껌말이다. 

▲ SOS – Starification Object Series, 1974~1982
▲ SOS – Starification Object Series, 1974~1982


그녀는 자신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하였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그녀의 몸매가 매우 아름답고, 자기애가 넘치며 그녀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알기 때문에 그것을 관객들로 하여금 관음증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을 하였다. 페미니스트적인 작품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이용한 작품이라는 의미였다. 

짧은 머리를 하였다는 이유로 안산 선수가 페미니스트 논란에 휩싸이며 비난을 받았던 사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짧은 머리를 했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는 맞아여 한다며 처음 본 남성 손님에게 폭행을 당하고 그녀를 도와주었던 다른 손님까지 폭행당한 사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였던 이 사건은 자신들이 페미니스트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짧은 머리 때문에 페미니스트로 몰려 피해를 입은 반면, 작가 윌케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하였으나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의 머리 길이와 페미니스트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여성의 외모와 페미니스트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 Intra-Venus Series #4, 1992
▲ Intra-Venus Series #4, 1992


1990년대 그녀는 안타깝게도 림프종에 걸리고 만다. 죽음을 앞두고 있음에도 그녀는 괴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언제나 그래왔듯 자신의 신체를 작품으로 만들었다. 

젊고 아름답던 시절 만든 작품과 비교하였을 때 이 작품은 분명히 대조적이다. 삶과 죽음, 젊음과 늙음, 건강과 질병.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하였으나 아름답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며 자기애적인 작품일 뿐이라는 평가를 평생 받아야 했던 윌케는 림프종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이 작품을 구상하며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어떤 것이 더 작품에 가치가 있다거나 어떤 작품이 더 숭고하다거나 하는 평가보다는 예술가로서 열심히 살아간 한 여성 작가의 고단한 일생. 죽음의 목전에 두던 그 순간까지도 예술가 본연의 활동에 충실했던 윌케. 무어라고 단언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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