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창민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1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현지 주력 차종에 관심이 쏠린다. 정 회장이 한국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백악관 단상에 오르면서 시장을 선도한 모델이 주목받는 모양새다.
2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1986년, 1992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엑셀 수출을 시작으로 현지 판로를 넓혔다. 기아는 1992년 법인을 설립, 1994년 세피아와 스포티지를 판매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현대차·기아는 2004년 누적 500만대, 2011년 1000만대, 2018년 2000만대를 달성했다.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3000만대에 근접했다. 연평균 78만대에 달하는 규모다.
눈에 띄는 점은 주력 차종의 흐름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투싼(20만6126대), 싼타페(11만9010대), 팰리세이드(11만55대) 등 SUV가 돋보였다. 투싼의 비중은 22.6%까지 증가했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기아에서는 스포티지(16만1917대)가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했다. 텔루라이드(11만5504대)와 쏘렌토(9만5154대)도 강세를 보였다. SUV가 잘 팔리는 미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판매 전략을 이끈 결과다.
이 같은 흐름은 26일 준공식을 하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전기 SUV 아이오닉5 생산을 시작으로 가동한 HMGMA는 올해 아이오닉9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차종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판매 비중이 높은 싼타페 하이브리드, 투싼 하이브리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등이 거론된다. 미국 시장의 특성에 맞춰 SUV 생산의 요충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 북미 약진의 공신인 호세 무뇨스 사장도 SUV 강화 방침을 굳혔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20일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를 확대하고 SUV 등 고수익 차종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며 "주요 세그먼트와 파워트레인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와 SUV 차종에 대한 R&D(연구·개발) 프로세스 최적화와 생산 증대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관세 리스크를 잠재우기 위한 방안으로 HMGMA 생산 확대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미국에 짓는 제철소까지 더하면 원가 절감도 노릴 수 있다.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주에 58억달러를 투자, 미국 첫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지을 계획이다. 270만톤 규모인 이 공장은 원료부터 제품 생산까지 두루 갖춘다. 고품질의 자동차 강판 공급 현지화로 관세 등 불확실한 대외 리스크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HMGMA까지 일종의 생산 벨트를 형성하게 된다. 미국 현지에서 강판과 자동차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로 생산 원가를 줄이고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제조업 재건 등 미국 행정부의 정책에 대응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해 톱 티어 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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