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창민 기자] 렉서스가 한국 시장에 대형 플래그십 SUV LX 700h를 출시했다. 지난 1996년 1세대 이후 29년 만에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LX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홍수 당시 시찰을 위해 사용했던 차로도 유명한 LX 700h를 시승했다.
지난 20일 렉서스코리아가 주최한 미디어 시승회에서 만난 LX 700h는 오프로드 강자다운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대형 프레임리스 스핀들 그릴이 주는 육중함, 3.5L V6 트윈 터보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는 실내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냈다. 특히 센터페시아에 수놓인 물리 버튼은 이 차가 오프로드에 얼마나 집중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버튼, 다이얼 등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어 오프로드 주행 시에도 운전자의 오조작을 줄이게 했다는 것이 렉서스의 설명이다.
시트는 고급스러움을 내세우는 렉서스의 차별화를 그대로 담았다. 세미아닐린 가죽으로 마감된 앞 좌석 시트는 거친 도로나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형상을 개선했다. 렉서스 관계자는 "세미아닐린은 가죽의 원피를 염색한 후 겉을 아닐린으로 재염색한 최고급 가죽"이라며 "부드러운 질감과 감촉, 가죽의 감성이 살아있으면서도 코팅으로 스크래치에 강한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승객의 키 차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헤드레스트 디자인, 마사지 옵션을 제공하는 1열 리프레시 시트 등은 착좌 시에 편안함을 선사했다.
쇼퍼 드리븐을 경험할 수 있는 VIP 그레이드만의 특징도 돋보였다. 편안한 뒷좌석을 중심으로 거친 도로를 포함한 장거리 주행에서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오프로드에서도 잠이 들 정도로 편안한 자세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리클라이닝 땐 신체의 특정 부위에 전해지는 압력 없이 사람의 몸이 자유로워지는 ‘무중력 자세’를 구현한 점도 두드러졌다.
LX 700h의 다른 특징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LX 700h 엔지니어들은 신뢰성, 내구성,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전동화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야마우치 토모카즈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 담당 엔지니어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강력한 구동력과 가속 성능, 신뢰성을 유지하는 것이었다"며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가리지 않고 구동 토크가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곤다 타츠야 렉서스 어시스턴트 치프 엔진니어는 "LX 전동화는 높은 벽이었고 오랜 꿈이었다"며 "운전자 의지대로 주행할 수 있는 주행과 디자인을 갖춘 완전히 새로운 LX를 개발하기 위해 렉서스 최초로 하이브리드를 탑재했다"라고 말했다.
이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방수 성능도 갖췄다. 하부에 탑재된 하이브리드 메인 배터리 본체를 상하로 분할된 방수 트레이로 패킹하는 방수 구조를 채용, 깊은 수로 등에서 침수를 방지한다. 이는 700mm의 도하 성능으로 이어진다. 방수 트레이 내로 물이 들어왔을 땐 트레이에 배치된 침수 센서가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오프로드 주행은 렉서스코리아가 강원 인제군 남전계곡 인근에 직접 조성한 LX 오프로드 파크에서 진행됐다. 경사로, 수중 도하, 바위, 통나무, 모굴, 머드, 회전 교차로, 오솔길 등 10가지 코스로 LX 700h의 갖가지 오프로드 성능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오프로드 주행에서는 멀티 터레인 모니터(MTM)가 톡톡한 노릇을 했다. 특히 수중 도하와 사면 경사로, 바위 코스 등을 지날 때 우수했다. 높은 차체와 지형의 특성상 전방 시야 확보가 어려울 경우 차체 아래를 영상을 합성해 비춰주는 카메라의 성능으로 손쉬운 돌파가 가능했다. 렉서스 인스트럭터는 "45도에 가까운 경사로나 도하, 바위 구간에서는 장애물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MTS를 이용하면 무리 없이 장애물을 주파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크롤 컨트롤도 발군이었다. 바닥을 기어간다는 의미로 이름 지어진 크롤 컨트롤은 도로 주행의 크루즈 컨트롤과 유사한 기능으로 일정 속도로 험로를 통과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험로 주행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가 가속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미숙하게 조작하는 것과 달리 급경사와 내리막에서 일정한 감속과 가속을 병행해 매우 안정적이라는 인상을 줬다. 디퍼렌셜 락 기능을 더하면 바퀴가 헛돌지 않고 좀 더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었다. 아울러 좁은 산지에서 후진이나 우회가 불가능할 경우 반대쪽 바퀴에 제동을 걸어 회전성을 향상시키는 턴 어시스트 기능도 유용했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의 G턴과 같은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프로드에 이은 공도 주행에서도 LX 700h는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약 130km 구간 도로 주행에서 풀타임 AWD 시스템은 순수 전기차에 가까운 2.8톤 이상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코너링과 안정적인 브레이킹 성능을 보여줬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 에코, 노말,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을 제공한다. 다만 모드별 액셀러레이터의 반응이 크게 바뀌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는 '어떤 길에서도 편안하고 고급스럽게'를 콘셉트로 개발된 만큼 급가속이나 빠른 주행보다는 편안함을 최고 가치로 개발된 차종인 까닭으로 풀이된다.
센터페시아의 물리 버튼은 도로 주행에서도 용이했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이 터치스크린 방식을 채택하는 데 비해 직관적인 조작감을 제공했다. 2열 승차감은 시트의 안락함이 모든 단점을 커버할 정도로 우수했다. 하지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잔잔한 진동은 아쉬운 대목이다. 다소 예민한 탑승객일 경우 거슬릴 정도라는 평가다. 보디 온 프레임 특성상 충격을 분산시키지 못하는 탓이다. 오프로드를 지향하는 차종인 만큼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의전 차량을 지향하는 4인승 VIP 트림의 선호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외부 소음 설계는 준수했다. 글로벌 타이어 업체 던롭과 공동 개발한 타이어와 특수 유리 접합 기술 등으로 외부 소음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LX 700h는 4인승 VIP, 5인승 오버트레일, 7인승 럭셔리 등의 트림으로 출시됐다. VIP 트림과 럭셔리 트림은 전장 5095mm, 전폭 1990mm 전고 1895mm다. 오버트레일 트림은 전고 1885mm로 전장과 전폭은 동일하다. 축거는 2850mm다. 시스템 총출력은 464ps, 최대 토크 66.3kg.m다. 안전 사양인 LSS+는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차선 추적 어시스트, 어댑티브 하이빔 시스템, 도로 표시판 어시스트, 능동형 주행 등이 탑재됐다. 연비는 복합 기준 8.0km/L다.
가격은 ▲4인승 VIP 1억9457만원 ▲5인승 오버트레일 1억6587만원 ▲7인승 럭셔리 1억6797만원이다.
렉서스코리아는 LX 700h 출시를 시작으로 '오버트레일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사람, 자연, 모빌리티의 공생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아웃도어 경험을 제공하는 이 프로젝트로 도심 속 피크닉부터 오프로드, 캠핑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