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표현한 사랑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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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표현한 사랑의 감정

메디먼트뉴스 2025-03-23 22:33:03 신고

* 이 기사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영화 '그녀에게' 포스터
영화 '그녀에게' 포스터

[메디먼트뉴스 이혜원 인턴기자] ‘그녀에게’는 두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이 뇌사로 누워있게 되면서 겪어내는 딜레마를 감미로운 음악과 무용 공연, 흑백 무성영화 등을 통해 다양한 시청각적 소재를 활용하여 보여주고 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감독 중 한명이다. 그의 영화들은 동성애자, 포르노 배우 등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다루고 사랑이라는 소재와 정서를 기반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성'과 '사랑'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그의 작품은 대체로 선정적인 소재와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을 내포하고 있지만, 오늘 리뷰할 ‘그녀에게’와 같은 대중적이고 안정된 서사 역시 보여준다.

 

이 영화의 주제 역시 ‘사랑’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사랑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 부분은 영화 속 주요 인물인 ‘베니그노’를 통해 알 수 있다. 베니그노는 식물인간인 알리샤를 사랑한다. 그것도 아주 ‘헌신적인 사랑’이다. 전혀 소통이 되지 않는 사람을 일방적으로 사랑하고 있다. 여기서 하나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사랑은 쌍방향적인 것이다. 헌신 역시 받는 이가 있어야 그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있으며, 의미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알리샤는 식물인간 상태로, 받는 이가 될 수 없고 쌍방향적 구도가 될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베니그노는 알리샤를 사랑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에게 숨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그저 간호사인 그가 환자인 알리시아에게 헌신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기도, 때로는 너무 가깝다며 위험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알리샤가 식물인간이 되기 전 알리샤가 발레 연습하는 모습을 훔쳐보고, 알리샤의 방에 몰래 들어가 그녀의 머리집게를 훔치는 등 그녀를 스토킹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서 주목해볼만한 장면이 있다. “선교사가 수녀들을 강간했다. 끔찍하다.”라는 대사가 오는 장면인데, 수녀들을 강간한 선교사를 비판하는 것이다. 이 장면은 베니그노를 비판하는 장면이 된다. 베니그노는 직업인으로서의 직업 의식을 저버리면서까지 식물인간 상태인 엘리샤와의 육체적인 관계를 감행했다. 관객 입장에서는 이 사랑은 분명 사랑이 아닌 범죄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마르코가 베니뇨를 비판하는 장면 역시 여러번 나온다. 그 중에서도 “알리샤에 대한 당신의 감정은 일방적이고 미친 짓이에요. 말하는 게 좋은지는 몰라도 말은 화초한테도 하지만 화초랑 결혼하진 않아요.” 베니그노가 알리샤와 결혼하겠다는 말에 마르코는 강하게 비판한다. 일방적인 베니그노의 감정을 미친짓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선적인 판단을 내리지는 않는다. 베니그노가 알리샤에게 한 범죄 행위가 영화 안에서는 기적적으로 그녀가 의식회복을 할 수 있었던 결정적 사건이 되는 것처럼.  ‘사랑’이라는 하나의 단어에 담겨 있는 다양하고 모순적인 감정과 행위에 대해서 상식 안의 인물과 그 밖의 인물을 보여주며 단죄의 의미보다는 사랑의 의미를 확장하는 데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주요 인물인 ‘마르코’도 살펴보면, 헤어진 애인을 잊지 못하여 수시로 눈물을 흘리는 저널리스트로 나온다. 어느 날 TV에 나와 실연당한 경험을 말하기를 강요당하던 투우사 리디아를 보고 흥미를 느껴 인터뷰를 요청하고 둘은 연인이 된다. 그에게 중요한 할 말이 있다며 경기장에 들어간 리디아는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하고 식물인간이 된다. 그는 누워 있는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당황스러워한다. 감성적이고 눈물이 많은 인물로 그려지는 만큼 타인의 연약함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다. 베니그노를 만나게 되면서 사랑과 그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데, 장면 구성이 인상 깊다. 이전의 마르코는 항상 베니그노를 비판했고 그에게 화를 내는 장면 또한 여럿 나온다. 이때는 카메라가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움직이는 구조이다. 그래서 각자의 모습만 비춰지고 상대방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후에는 비슷한 구조이긴 하지만, 둘의 모습을 화면에서 같이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뒤틀린 사랑과 조건없는 헌신을 주제로 감독 특유의 화려한 색체와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세심함이 보이는 배려, 그리고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지만 그만의 독특한 성적 묘사가 펼쳐진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묻는다. 헌신적인 사랑은 무엇이고, 스토킹같은 베니그노의 사랑과 사랑했지만 변해버린 연인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마르코의 사랑 중 어떤 사랑이 진실된 사랑인 것인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자리에서 가만히 한참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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