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슈] 정주영 창업자 24주기 창업정신 계승은?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정주영 추모 24주기 기념에서 묵념하고 있다,[사진=HD현대]

[CEONEWS=김소영 기자] HD현대는 3월 2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고(故) 정주영 창업자의 24주기 추모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권오갑 회장, 정기선 수석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여 창업자의 뜻을 기렸다. 하지만 과연 정주영 창업자가 남긴 ‘하면 된다’ 정신이 오늘날 HD현대에 제대로 계승되고 있을까?

◆ 창업자의 정신, HD현대에 살아있는가

행사는 5층 청운홀에서 진행되었으며, 추모사, 헌화 및 묵념 순으로 이루어졌다. 권오갑 회장은 추모사에서 "창업자님의 흉상을 모신 청운홀은 창업자님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며, "창업자님의 정신을 본받아 HD현대를 국가와 국민이 자랑할 수 있는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도 조부인 정주영 창업자의 일화를 떠올리며, "창업자님께서 보여주신 용기와 지혜, 강인한 실행력은 HD현대가 꿈꾸는 미래를 만드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HD현대의 현재 행보를 보면, 과연 정주영 창업자의 도전정신과 추진력이 그대로 남아 있는지 의문이다. 조선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미래 투자와 혁신이 충분한지,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과감한 결단력이 창업자의 시대만큼 강한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 정주영이라면 지금의 HD현대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정주영 창업자는 1915년 강원도 아산에서 태어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서 어린 시절부터 생계를 책임지며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강한 도전 정신과 실행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기업가의 길을 걸었고, 이후 건설업과 조선업에 진출해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중심에 섰다. 특히, 1970년대 오일쇼크 속에서도 울산 조선소 건설을 강행하며 현대중공업을 세계적인 조선업체로 성장시켰다.

정주영 창업자의 ‘하면 된다’ 정신이 오늘날에도 통할까? 그는 철저한 실용주의자였으며,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린 인물이었다. 현재 HD현대가 글로벌 조선 시장과 첨단 산업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창업자의 정신을 더욱 강하게 계승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흉상 앞에서 묵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한번 도약시킬 과감한 비전과 실행력이 필요하다.

◆ HD현대의 미래, 과연 창업자의 길을 따를 것인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24주기 추모식 개최[사진=HD현대]

같은 날, 울산과 영암에서도 추모행사가 진행되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본관에 위치한 창업자 흉상 앞에서 추모식을 열고, 사내 방송을 통해 추모 영상을 방영했다. HD현대삼호는 영암 본관 1층 창업자 흉상 앞에서 창업자의 뜻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추모 행사만으로는 창업자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없다.

최근 HD현대는 조선업 호황에 따른 실적 상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명확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과 조선업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HD현대가 얼마나 유연하고 도전적인 행보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정주영 창업자의 창업 정신이 단순한 기념행사에 머물지 않고, 실제 경영 철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연 HD현대는 창업자의 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하면 된다’ 정신을 실천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앞으로 HD현대의 행보가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