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공개를 앞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극본 김선희·연출 김정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박은빈)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다.
박은빈과 설경구가 연기하는 세옥과 덕희는 작품의 양대 축으로, 두 사람의 관계 변화가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다. 천재적인 실력으로 병원에서 훨훨 나던 세옥을 추락시킨 덕희. 세옥은 자신을 수술방에서 내쫓은 덕희의 목을 조르게 되고, 결국 살인미수 혐의로 의사 면허를 박탈당하고 의료계에서 쫓겨난다. 뇌에 광적으로 집착하던 그는 이후 일상에선 약사로 일하다가, 가끔 마취과 전문의 한현호(박병은)의 도움을 받아 불법 수술을 자행하는 '섀도우 닥터'로서도 살아간다.
세옥과 덕희는 양 극단에 위치하지만,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관계다. 뇌 수술을 하지 않으면 죽을 위기인 덕희는, 자신이 나락으로 떨어뜨린 세옥에게 자신의 수술을 요구한다. 세옥의 천재성과 완벽주의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여전히 마음에 두면서도,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다며 세옥을 회유한다.
문제는 세옥이 언제든 맘만 먹으면 자신에게 방해되는 인물을 거리낌 없이 죽일 수 있는 사이코패스 살인마라는 것. 덕희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던 세옥은 스스로 굴러들어 온 덕희의 생사여탈권을 지니게 됐지만, 뇌 수술에 대한 완벽주의 성향과 더불어 덕희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스승이라는 '애증 딜레마'에 괴로워한다.
'하이퍼나이프'는 의학 용어 해설도 나오지 않아 그리 친절하지도 않을뿐더러, 지극히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강대강으로 동등하게 맞붙는 두 사람의 에너지는 시청자들의 몰입감의 공백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어느 한쪽이 무뎌질 기미를 보이지도 않는다. 세옥의 사이코패스적 면모가 툭 튀어나올 때면, 덕희의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행동들이 이에 맞선다.
미친 스승과 미친 제자의 극한 대립은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영화 '위플래쉬'의 실루엣을 비추기도 한다. '위플래쉬'는 메스가 아닌 스틱을 든 드러머 앤드류가 잔인하리만치 가혹한 스승 플레쳐에게 혹사당하면서도 최고의 실력을 갖추게 되지만 그에 의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내용.
'위플래쉬'의 두 인물 간 애증 관계를 주의 깊게, 인상적으로 본 시청자라면 '하이퍼나이프' 역시 빠져들 수밖에. 박은빈과 설경구, 두 사람은 작품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한 '애정'와 '증오'를 어느 한 장면 버릴 것 없이 연기로서 깔끔하게 소화해 낸다.
특히 박은빈은 시종일관 냉소를 유지하다 레지던트 시절의 분노와 사이코패스의 비릿한 웃음까지 스펙트럼 넓은 모습을 보인다. 전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무인도의 디바' 등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얼굴이다. 날이 바짝 선 연기력으로 사람을 죽이는 칼, 살리는 칼 모두 날카롭게 벼린 그다.
"선생님이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면서도 이따금씩 튀어나오는 세옥의 반대 감정은 작품의 키포인트다. 무엇보다 사람을 죽일지, 살릴지 알 수 없는 세옥의 칼끝이 자신이 그토록 존경하던 덕희에게 향하는 순간은 단연 클라이맥스일 터. 그 과정 속 두 사람의 휘몰아치는 감정 변화에 주목하며 결말을 예측하는 것도 작품을 보는 또다른 묘미다.
디즈니플러스는 최초 오리지널 메디컬 스릴러 '하이퍼나이프'로 제대로 칼을 간 모양새다. '무빙' 성공에 이어 연달아 오리지널 시리즈를 내놨지만 이에 필적하는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 올해 포문을 연 '트리거'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이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의 지난달 OTT 앱 월간 사용자 수는 257만 명으로, 전월(274만 명)에서 감소했다. '무빙'으로 정점을 찍었던 약 433만 명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가 빠진 셈이다. OTT 앱 순위는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에 이어 5위에 그쳤다.
김수현, 손석구, 류승룡, 전지현, 강동원 등 톱스타들이 주연으로 나선 오리지널 시리즈들이 줄줄이 2025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하이퍼나이프'가 디즈니플러스 반등의 초석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박은빈, 설경구의 메디컬 스릴러 '하이퍼나이프'는 오는 19일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디즈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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