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롯데콘서트홀서 협연…"악기 연주 시작한 한국에서의 공연 특별"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동생) 송하는 무대에서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즉흥성과 순발력이 뛰어난 연주자라고 생각해요."(최하영)
"저도 똑같은 것 이야기하려 했는데! 언니의 장점을 항상 순발력이라고 생각했거든요."(최송하)
다음 달 3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협연하는 '현악 자매' 첼리스트 최하영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는 무대 밖에서도 '찰떡같은' 호흡을 자랑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정식 듀오 무대를 개최하는 이들은 음악가라는 꿈을 키운 한국에서의 공연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입을 모았다.
공연을 앞두고 12일 화상으로 기자들을 만난 자매는 "한국에서 둘이 함께 연주하는 무대를 어려서부터 꿈꿔왔다"며 "한국에서 악기 연주를 시작했기에 이번 무대를 더욱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롯데콘서트홀 상주음악가로 동생과의 협연을 기획한 최하영은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스타로 떠오른 연주자다.
최송하는 2023년 몬트리올 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2위 등 4관왕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영국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는 큰언니 최하임까지 이들 자매는 모두 '떠오르는 젊은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서로의 연주를 보며 자랐다는 자매는 서로에게 영감과 자극을 받으며 성장했다. 최하영을 따라 첼로를 연주하다 바이올린으로 진로를 바꾼 최송하는 언니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돌아봤다.
최송하는 "어려서부터 이상적인 첼로 연주자를 언니라고 생각했다"며 "언니의 연주를 듣기만 해도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지금도 음악적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언니와 소통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까지 독일에서 함께 지낼 당시 서로에게 요리를 만들어줄 정도로 돈독했다고 한다. 서로의 장점을 평가할 때도 따뜻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언니는 동생 최송하를 향해 "송하는 관객을 사로잡는 힘, 음악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을 타고난 연주자"라며 "송하의 연주를 듣는 것만으로 자극과 영감을 받는다"고 했다.
동생은 언니 최하영을 두고 "소리의 다양성을 갖춘 연주자"라며 "사람들은 잘 알아채지 못하는 부분인데,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내기 위해 실험하고 자기만의 방식을 찾는 과정이 존경스럽다"고 화답했다.
이번 공연은 최하영이 독무대를 선보이는 1부로 시작해 자매가 협연을 펼치는 2부로 이어진다. 바흐와 모차르트, 코다이 등 고전과 현대음악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1부에서는 최하영이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3번, 펜데레츠키 '지그프리드 팜을 위한 카프리치오' 등을 들려준다. 2부에서는 자매가 코다이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 모차르트 이중주 G장조를 연주한다.
최하영은 "현대곡인 코다이를 프로그램에 넣었는데, 조금 생소하더라도 몰입하고 열중해서 감상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송하는 코다이의 곡에 관해 "베를린에서 같이 머물던 시기 언니와 함께 코다이의 음악을 들은 기억이 있다"며 "저희 성향에 잘 맞는 곡이라 생각해 별다른 논의 없이 만장일치로 연주곡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꿈을 함께 키워온 두 사람은 직업적 고민까지 공유하며 서로의 '음악적 파트너'가 되어주고 있다.
최송하는 "직업적인 고민을 이야기해도 '같은 고민을 해봤다'고 공감할 수 있는 사이"라며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의 고민을 이해하기에 조언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하영은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져도 받아줄 수 있는 사이"라며 "자매지만 잘 맞는 음악적인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말에도 '진정성을 갖춘 연주자가 되고 싶다'라는 공통된 답변을 내놓으며 호흡을 뽐냈다.
"연주자로서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집중하고 싶습니다."(최하영)
"무대 위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소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연주를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최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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