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상원기자] 한국지엠이 철수설 논란에 빠졌다. 주요 언론들이 트럼프 발 관세 전쟁으로 GM이 한국에서 생산을 중단할 것이란 추측성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한국GM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미국 수출 비중이 90%에 달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25% 부과를 부과하게 되면 GM이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 한국공장은 폐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지엠 노조와 일부 야당 국회의원들은 정책 토론회를 갖고 대응책 모색에 나서고 있고, 한국GM 노사도 공동으로 15일 미시간주 GM 본사와 현지 공장 등지를 방문하고, 전미자동차노조(UAW)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M 본사 경영진을 만나 상황을 파악하고 적극적인 대응으로 철수를 막아 보자는 움직임이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앞서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관세 폭탄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시점에서 GM의 철수설 제기와 이에 대한 대응책을 찾겠다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지엠 철수설 발단은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달 19일 바클레이스 컨퍼런스에서 미국 정부의 수입차 관세 부과가 영구화된다면 GM은 공장 이전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란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 이후 수입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이후 캐나다, 멕시코 및 기타 지역에서의 차량 및 부품에 대한 관세가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콥슨 CFO는 “만약 영구적으로 관세가 부과된다면 공장을 어디에 위치시킬 것인가, 공장 이전 여부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현재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검토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공장 이전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제이콘슨CFO 발언의 핵심은 미국 정부의 수입차 관세 부과가 영구화될 경우 공장 이전을 검토한다는 것인데,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수입 차량에 대해 영구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지는 아직 완전히 결정된 바가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즉시 부과한다고 했다가 지난 5일 다시 한 달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자동차업계의 강력한 요청에 의한 것으로, 오는 4월 2일로 예정된 상호 관세 부과가 시행될 때까지 일단 유예됐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멕시코산 수입이 전체의 27%, 캐나다는 12%로, 이들 두 국가에서 수입되는 부품이 39%에 달한다. 미국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모델 중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델이 34개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관세 부과는 외국산 자동차 뿐만 아니라 GM, 포드, 테슬라 등 미국업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분석기관들은 트럼프 관세로 인해 미국 자동차산업의 비용이 연간 89조 원 증가하고 신차 판매가 12%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업체들을 보호하고 싶다면 한꺼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근거다.
GM 본사가 수입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한국공장을 폐쇄하고 미국에서 생산을 늘리게 되면 한국공장에서 생산되던 연간 47만 대 가량의 생산비용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GM 제이콥슨 CFO의 말대로 영구적인 관세가 부과될 경우, 생산 공장을 어디에 위치시킬 것인가, 또, 공장 이전 여부 등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지켜 본 뒤 GM과의 협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한국지엠 노조가 만나기로 한 UAW(전미자동차노조)는 생산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입장이어서 노조간 협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UAW 숀 페인 회장은 트럼프를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UAW는 지난 4일 트럼프대통령의 캐나다, 중국,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자동차업체들이 미국에서 노동자에게 급여를 지불하지 않기 위해 다른 나라의 노동자를 이용하는 일은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UAW 역시 멕시코나 캐나다, 한국 등에서 만든 차량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으로, 향후 관세를 둘러싸고 미국업체들의 생산기지가 있는 해외 노조와의 공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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