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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페미니즘을 국어, 수학처럼 당연한 교과목으로 배운다면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성차별과 평등을 제대로 배운 아이들은 어떤 세상을 꿈꾸며 살아갈까? <7쪽>
서로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대체 가능한’ 피해자들로 존재한다는 인식이 퍼져갔다. 이러한 사회적 사건을 거치며 청소년들도 자신들의 자리에서 동참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이들이 성평등한 주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가르쳐야 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성평등 교육이 중요하게 인식되지 않았다. <9쪽>
동시대 한국의 공교육 현실을 우려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여러 교육사회학자와 여성주의자들 또한 학교가 성차별적으로 젠더화된 공간이며 구조적 성차별을 재생산한다는 사실에 거듭 문제를 제기해왔다. 더구나 최근 여성혐오 백래시가 학교에도 그대로 작동해 교실은 극심한 여성혐오와 차별의 공간이 되었고 청소년들은 페미니즘을 말하기조차 어려워졌다. <16쪽>
대부분의 10대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는 반드시 성평등 가치를 체득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인권 교육의 한 형태로서 청소년 페미니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모두가 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주어야 한다. 페미니즘은 기본 인권에 대한 이해와 상호 존중의 시작이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성평등 가치를 실현하며 살아가기 위한 감수성은 몇 번의 훌륭한 강의를 듣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배움과 훈련을 통해 일상의 가치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17쪽>
동백작은학교에 입학하기 전 페미니즘을 혐오했던 한 남학생은 이곳에서 너무 중요한 배움을 얻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페미니즘을 배운 뒤 안전함을 느꼈다고 말하며, 왜 (이전의) 학교는 페미니즘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는지에 분노까지 드러내주었다. <20쪽>
평등과 존중 같은 가치들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공간에서는 평등을 말하는 사람이 ‘특별 취급’을 요구하는 사람이 된다. 차별의 공간에서는 당연한 존중을 싸우거나 설득해 얻어내야 한다. 주아는 제도권 학교는 성평등을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였고 따라서 당시에는 자신 역시 ‘그 너머’를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무엇보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고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채로 페미니즘과 관련한 말들이 부정적으로 떠다녔다. 미디어는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로 가득했고 청소년들은 그저 “인터넷에서 안 좋게 쓰이니까” 페미를 욕으로 썼다. <29쪽>
남성 학습자를 기준으로 한 교육 시스템이 ‘보편적’이라는 오류, 이를 여성 학습자에게 문제없이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으리라는 오류가 교육 전반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전까지 전혀 못 느꼈던 사회의 ‘남성 중심성’을 알게 되면 남학생들 또한 불편해한다. 그리고 더 알고 싶어한다. <31쪽>
페미니즘을 배운다는 것, 사회의 차별적 구조를 직시하고 평등을 실천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어쩌면 더 많은 불편을 인지하고 감수하는 일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나가야 할 세상에는 차별과 혐오가 한층 굳어져 있다.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울타리인 학교에서 충분히 배우고 실천할 힘을 길러야 한다. (...) 학교에서 이 배움을 얻는 것이 10대의 권리다. <33쪽>
그 친구들이 하는 말들이 너무 불편하고 화가 났다고, “선생님이 말한 감수성이 이거였어요?”라며 무언가 깨달아서 신이 난 표정으로 물었다. “와! 진짜 여기서는 제가 늘 뭐가 부족한가 생각했는데, 밖에 가니까 그동안 자연스럽게 듣던 다른 애들 말이 이제 너무 불편한 거예요”라며 친구들의 여성혐오 발언에 모두 반박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성평등 ‘실천’을 해버린 성재를 보며 먼저 떠오른 표현은 ‘인간 승리’. 그리고, 이 아이는 이 감수성으로 살아가겠구나 생각했다. <60쪽>
페미니즘은 보편 인권의 영역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가르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에서 제대로 페미니즘을 가르친다면 많은 혐오와 잘못된 시선들, 사회적 폭력과 여성들의 고통은 사라질 것이다. 페미니즘과 성교육은 어떤 다른 교과에 비하더라도 삶과 훨씬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61쪽>
『국어, 수학, 페미니즘!』
이임주 지음 | 봄알람 펴냄 | 256쪽 | 17,000원
[정리=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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