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위기영아'의 실태, 발굴 및 지원 필요성 등 다양한 사례를 조명하여 현주소를 알리고, 더 나아가 위기영아의 안전한 성장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안전한 출산, 따뜻한 품'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위기영아를 위한 복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말
김보경 초록우산 복지사업본부 과장. ⓒ초록우산
지난 2023년 '수원 냉장고 영아 살해 사건'은 우리 사회에 위기영아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었다.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을 통해 저출생을 고민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 것이다. 사망, 유기, 방임되고 있는 아이들. 위기영아 문제는 전후 대한민국이나 경제 성장기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 진행 중인 우리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위기영아 문제가 수면 위에 드러난 이후 정부는 지난해 7월 19일 ‘위기임신보호출산법’을 제정하고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시행 등 국가 차원의 대책을 마련했다.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6개월 미만인 여성 가운데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위기임산부’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한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보호의 실질적 대상인 위기영아는 여전히 제도적 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출생 후 2세 미만 아동을 ‘위기영아’로 정의하고 있으나,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개념 설정 자체가 부족하다. 사실 애초에 ‘영아’의 연령 기준부터 법마다 상이한 상황인지라, 이 아이들을 조명하기 위해서는 일관된 법적 정의부터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초록우산이 위기영아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처음 봉착한 문제는 이들에 대한 정의와 범주가 모호하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간의 사례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영아를 36개월 미만 아동 중 부모의 경제·심리·신체적 문제로 인해 친가정 양육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로 상정해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2024년 한 해 전국에서 1,020명의 위기영아를 찾아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양육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법적 토대가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현장에서의 고군분투만으로는 한명 한명이 소중한 위기영아들을 포괄적으로 지원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도 분명히 느끼게 되었다.
2024년 1월, 초록우산 협력기관 애란원에서 열린 위기영아 백일잔치 모습. ⓒ초록우산
현재의 분절적인 ‘위기영아’ 지원 체계는 보호의 사각지대를 만든다. 임신, 출산, 양육 단계별로 지원기관이 상이해 통합적인 지원은 어려운 실정이다. 초록우산이 지난해 진행한 ‘위기영아와 위기임산부 지원방안’ 연구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영아에 대한 돌봄은 사회적 편견, 지원 부족, 주양육자의 어려움 등 복합적 이유로 인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영아 시절의 돌봄 부족은 저체중, 뇌 발달 지연 등 아이들의 성장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즉, 갓 태어난 아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양육될 수 있도록 체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기영아 문제는 생애주기의 어느 한 단편을 지원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임신부터 출생, 양육, 자립까지 전 과정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이뤄져야 갓 태어난 아이들의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 초록우산 같은 민간단체가 노력하고 있지만, 어느 한 기관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무엇보다 위기영아를 지원의 대상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출생 전후 과정을 한 번에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법제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의 빛을 보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민관 차원의 현실적인 지원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버림받지 않고,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야 한다. 갓 태어난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세상이 차가운 현실이 아닌 따뜻하고 포근한 보금자리로 느껴지도록 많은 분들이 위기영아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 또한, 정부와 국회에서 등잔 밑에 있는 이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사회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적 개선에도 힘써 주시길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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