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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최근 5년 만의 신작 ‘미키 17’의 개봉을 기념해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28일 오늘 개봉한 ‘미키 17’은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 인생을 살던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에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모험을 그린다. 봉 감독이 ‘설국열차’(2013), ‘옥자’(2017)에 이어 세 번째로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다. 로버트 패틴슨과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 토니 콜렛 등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이 쓴 SF 소설 ‘미키 7’을 각색했다.
‘미키 17’은 국내 최초 개봉에 앞서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프리미어 상영회,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 상영회 등으로 먼저 베일을 벗었다. 봉준호 감독의 전작 ‘기생충’은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등 해외 영화제, 시상식 트로피들을 휩쓸었다. 이에 많은 이들이 그의 신작 ‘미키 17’의 해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을 점쳤지만, 베를린 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스페셜 갈라 부문에서 상영돼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 바 있다. 봉 감독은 ‘미키 17’을 통해 ‘설국열차’ 이후 약 11년 만에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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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베를린에서도 사실 경쟁 부문으로 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감사하게도 운이 좋게 제가 상에 대한 그런 게(욕심이) 없다. 이미 ‘기생충’으로 그렇게 되어버린 바람에 그렇다”며 베를린 초청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이어 “다른 작품이 한 번 더 경쟁 진출의 기회를 받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그래서 우리끼리 즐겁게 비경쟁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나. 비경쟁 부문인 스페셜 갈라 부문에서 스크리닝 하고 싶다고 그쪽에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기생충’ 이후 영화인으로서 커리어의 최정점을 찍었던 만큼, 바로 다음 차기작인 ‘미키 17’에 거는 세간의 기대가 부담으로 느껴지진 않았을까. 봉 감독의 반응은 초연했다.
그는 “쿠엔틴 타란티노 형님이 박찬욱 감독님과 동갑이다. 쿠엔틴 형님이 ‘펄프 픽션’으로 칸 황금종려상 받으시고 그런 일들이 벌어질 때가 아마 31살 때였을 거다. ‘펄프픽션’이 94년작이기 때문”이라며 “나는 ‘기생충’과 관련한 그 사건들이 벌어졌을 때 이미 50대였다. 영화도 20년이나 찍었다. 물론 (상을 받는 건) 흥분되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나에겐 사건을 정신없이 겪는 자아와 그 사건들에서 한 발 짝 떨어져 지켜보는, 두 개의 자아가 있는 것 같더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한 자아가 ‘어휴 난리났네’ 지켜볼 때 다른 한 명의 자아는 눈 앞에 노인 상황들에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그런 식으로 침착히 그 순간들을 지나왔다. 신작에 부담을 느끼지 않냐는 질문은 많이 받지만 부담 느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 순간에도 난 이미 여러 프로젝트들을 준비하고 있었고 지금 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2019년 ‘기생충’ 후반 작업할 때 시작해 천천히 준비해왔던 것이니 쭉 이어지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그냥 계속을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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