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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발레리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우승한 박윤재(17·서울예고)는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예고 서울아트센터에서 연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어릴 적 꿈꿔온 무대에서 이렇게 큰 상을 받아 벅찬 기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발레는 뼈를 깎는 고통과도 같아서 친해지는 것이 정말 어려운데 이번 상은 발레와 조금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한국인 남성 최초 우승’이란 타이틀 또한 앞으로 가슴팍에 자랑스럽게 달고 싶은 이름표”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스위스에서 열리는 로잔 콩쿠르는 바르나, 잭슨, 모스크바, 파리 콩쿠르와 함께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발레 경연대회다. 15~18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발레 무용수의 등용문이다. 박윤재는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인 발레 무용수가 로잔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은 2007년 박세은(현 파리 오페라 발레 수석무용수) 이후 18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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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지 않고 무대를 즐긴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 박윤재는 “중3 때 나간 콩쿠르에서 큰 실수를 해 절망하고 자책한 적이 있다. 이번엔 무대에서 ‘완벽히 해내자’고 생각하지 않고 그동안 해온 것을 마음 편히 즐기려고 했다”며 “긴장에서 벗어나니 무대에서 제가 표현하고자 한 점이 자연스럽게 잘 보인 것 같다”고 했다.
발레를 배우는 또래 친구들과 후배들에게는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조언했다. 박윤재는 “발레는 별과 같다. 각각의 생김새는 다르지만 하늘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발레도 무용수가 각자만의 매력을 빛내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발레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이다. 그러니 발레를 즐기면서 자신을 믿고 후회 없이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8년생인 박윤재는 자신보다 먼저 발레를 배운 누나를 따라 다섯 살 때부터 발레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발레학원 원장 권유로 한국예술영재교육원(영재원) 입학을 준비하면서 발레리노의 꿈을 본격적으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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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콩쿠르를 통해 신체적인 콤플렉스도 이겨냈다. 박윤재는 “다리가 두꺼워서 몸이 무거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로잔에 온 무용수들을 보니 키가 크건 작건 자신만의 매력으로 가슴을 울리는 춤을 추는 게 중요함을 느꼈다”며 “평발도 심한 편인데 오히려 그만큼 발이 안정적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나만의 매력으로 표현하니 점수를 더 잘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해외 유명 발레학교들로부터 입학 제안을 받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로를 결정하진 않았다. 박윤재는 “서울예고에서 좋은 가르침을 받은 것도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라 생각한다”며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해외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춤추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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