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미
작은 오브제와 식기부터 대형 설치 작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업을 지속해온 이혜미는 흙으로 빚은 자기에 은을 덧입히는 은채 작업에 집중한다. 은근한 빛을 내며 묘연하게 반짝이는 은채 자기 표면에는 손길이 지난 자리마다 오묘한 굴곡이 남는다. 은이라는 소재는 필연적으로 변색할 테지만, 세월의 흐름을 지켜보는 일은 어쩌면 특권이리라.
항아리 모양의 실버 라인 오브제.
해인요
눈처럼 차갑지만 포근한 설백의 빛깔. 조선백자의 미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김상인의 그릇에는 맑은 푸른빛이 감돈다. 단정한 선과 기품 어린 차분한 색감은 특히 정갈한 한식과 꼭 어울린다. 굽이 높다란 고족접시는 그가 대중화에 기여한 대표작으로, 각진 면을 맞추어 쌓으면 전통 석탑의 조형미를 느낄 수 있다. 투각한 전통 구름무늬 사이로 바람이 넘나든다.
고족접시, 각면 소반, 운문 소반. 일상여백.
오자크래프트
빈티지한 무드와 차가운 듯하면서 부드러운 잿빛은 오자와 제비 부부가 운영하는 오자크래프트의 인장과 같다. 오브제의 과감한 형상은 또 어떤가. 공간에 위트를 더하는 이들만의 요소다. 그로테스크한 아기 얼굴 모양의 데미안 베이스는 비틀어 보면 토르소 조각 같은데, 이처럼 여러 각도에서 달리 보이는 것이 감상의 묘미다.
데미안 베이스, 캔들 홀더 모양의 오브제 캐스퍼, 음료를 담거나 펜을 꽂기에 적합한 호수.
윤상현
탄탄한 만듦새와 균형 잡힌 아름다움 덕에 절로 손이 가는 식기. ‘도예가의 물레 선생님’으로 불리는 물레 작업의 대가, 윤상현의 작업을 이르는 말이다. 고유한 결정유약은 청색과 백색의 오묘한 그러데이션을 표면에 피운다. 이는 폭설의 잔상일까. 혹은 바다를 수놓은 윤슬, 쏟아지는 별빛일지도. 겨울 창문에 얼어 붙은 눈송이 같은 무늬를 한참 들여다보게 된다.
비정형적 무늬가 드러나는 피처와 찻잔. 일상여백.
이악크래프트
도예가 전현지의 이악크래프트는 자연스럽고 단아한 멋이 특징이다. 유약을 바르지 않은 겉면은 거칠고 안쪽에는 매끈한 광택이 도는데, 까슬까슬한 질감과 묵직하게 손에 감기는 형태가 안정적이다. 높이가 다른 그릇 겉면을 손톱으로 두드리자 실로폰처럼 맑은 소리가 울린다. 부딪는 소리마저 맑고 경쾌한 점이 미덕이다.
묵직한 색감의 에페 뉘 볼 10, 12, 오목하고 둥근 형태의 툴리 올리브 S, M.
최아영
손으로 흙을 쌓아 올려 형태를 만드는 최아영은 핀칭 기법을 활용해 손끝으로 꼭꼭 눌러 식기를 완성한다. 손 자국이 드러난 표면이 얼핏 투박해 보이지만, 얇게 빚은 벽이 섬세하다. 손에 쥐고픈 형태에 림이 입술 끝에 가볍게 닿으니 찻잔으로서 합격이다. 유광 흰색과 푸른빛 도는 무광 회색은 서로 다른 감흥을 자아낸다.
숙우와 두 가지 색 찻잔. 일상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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