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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에도 어김없이 연극 무대를 누비고 있는 배우 박근형(85)은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평소 온라인 예매사이트 관객평을 유심히 살핀다”며 이 같이 언급했다. 연기 인생 60년을 훌쩍 넘긴 노배우의 연기 열정과 출연작을 향한 애정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박근형은 지난해 신구와 함께 출연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투어 공연으로 전국을 누볐다. 해당 투어를 통해 100회가 넘는 공연을 펼치며 전석매진의 대기록을 썼다. 같은 해 연말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는 연극계 발전에 이바지한 노고를 인정받아 공로상 트로피를 받았다.
박근형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관객과 만나며 멈춤 없는 연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학생극이 융성하던 시절인 1958년부터 연극 무대에 올랐다”면서 “연극 출연은 배우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의 편집에 의해 좌우되는 영화, 드라마와 달리 연극은 배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생명력 있게 끌고 가는 예술 행위이기에 연기를 할 때의 느낌이 더 강하고 남다르다”며 “요즘도 연극 무대에 오를 때마다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며 껄껄 웃었다.
박근형의 ‘세일즈맨의 죽음’ 출연은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윌리 로먼 역을 맡은 그는 “지난 시즌 때는 촉박한 일정 탓에 연습 시간이 부족해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지 못 했다”면서 “이번에는 한층 더 정교한 연기로 캐릭터의 다양한 면모를 그려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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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맨의 죽음’은 1930년대 대공황 시기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30년 넘게 세일즈맨으로 살아온 가부장적인 아버지 윌리 로먼이 직업을 잃게 된 이후 위기에 빠진 채 가족들과 갈등을 빚는 이야기를 다룬다. 20세기 미국 연극계의 거장 아서 밀러의 1949년 발표작이 원작이다.
늙고 지친 세일즈맨 역으로 분해 명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박근형은 “가부장적인 아버지로 지낸 시절이 있어 캐릭터에 공감하는 지점이 많다”며 “캐릭터가 겪는 위기의 근본 원인이 가족들을 향한 사랑에 있다는 게 드러나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세일즈맨의 죽음’ 서울 공연은 오는 3월 3일까지다. 이후 4월까지 전주, 부산, 대구, 용인, 인천, 수원 등지에서 공연이 이어진다. 박근형은 “고전 작품이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 등 현 시대상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박근형의 차기작은 ‘고도를 기다리며’가 될 전망이다. 박근형은 “5월 중 재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어쩌면 신구와 제가 함께 꾸미는 마지막 ‘고도를 기다리며’가 될지도 모르기에 남다른 각오로 공연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 박근형은 “말이 어눌해지거나 움직임이 불편해지지 않도록 운동을 열심히 하며 건강 관리에 힘쓰고 있다”면서 “은퇴 선언 없이 힘닿는 날까지 무대에 오르다가 어느 날 조용히 사라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게 떠난 뒤 연극계에 나의 작은 흔적이라도 남아 있다면 감사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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