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유정 작가] 의무적으로, 보고 싶어서, 또는 지인의 전시를 축하하기 위해 종종 전시장을 찾는다. 벌써 굳어버린 눈과 기준으로 무감각하게 내부를 훑다 툭. 시선을 돌려 멈추게 되는 작품이 있다.
잠깐 멈칫한 작품을 본격적으로 보기 전, 마치 가장 맛있는 음식은 아끼다 나중에 먹는 것처럼 더 천천히 공간을 한 바퀴 돈다. 그리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다시 그 앞에 선다. 아 세상에. 역시 너무 맛있다.
멈춰 서게 하는 작품 앞에서 종종 울컥하곤 한다. 욱하는 것 말곤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편인데, 드물게 마주한 폭삭 젖는 마음, 그 마음 더 짙게 느끼고파 발디딤이 초조해진다. 그런 머뭇거림, 멈춤을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니.
혹시 하고 살펴본 바, 아쉽게도 미판매 작품이다. 대신 숨을 멈추며 찍은 사진을 최대한 비슷한 컬러로 보정하고 다시 시선을 돌렸다. 이럴 땐 눈을 환기시키고 다시 봐야 여운이 짙다.
갤러리 디 아르테 청담은 클래식 연주가 정기적으로 공연되는 공간이다. 때문에 다채로운 작품들이 연주자들의 선율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악기의 소리가 그림을 어떻게 터치하는지 혹은 그 반대 또한 한 번이라도 경험한다면 디 아르테 청담을 계속 방문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중 하나이니.
누구든 멈춰서게 되는 그림, 소리, 글, 풍경, 사람, 마음 등에 귀 기울이게 되는 시간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억지로 만날 수도 없고, 빈번하지 않을 그 귀한 시간은 온전히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찰나이기 때문이다. 그 찰나를 안다면 내가 그랬듯 여러분 또한 스스로에게 충만함과 안도를 느끼게 될 것이다. 조금 도움이 될까, 디 아르테 청담과 같이 오감이 열리는 공간에 착석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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