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열풍을 일으킨 정희원 서울 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저속노화 상품 시리즈를 출시했다. 선보인 제품은 총 5종이다. 제품 가격대는 2,500원에서 6,500원으로 장바구니 물가를 생각하면 파격적인 셈. 정희원 교수는 X 계정을 통해 “렌틸콩과 잡곡 비율을 두고 여러 번 실랑이를 했었는데…저로서는 괜찮은 제품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건강은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어야 합니다.” 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X 플랫폼(구 트위터)을 통해 감사 인사와 긍정적인 후기를 남기기도 하고, 제품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특히 닭가슴살과 흑미로 만든 김밥은 영양과 건강은 물론 맛까지 잡았다고 호평받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협업은 단순 제품 출시를 넘어선 의미로 다가온다. 전문성을 활용해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건강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건강권’의 실천적 사례를 보여준 것. 건강권은 역사적으로 몇몇 선진 복지국가에서 활발히 논의된 개념이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개념이다. 따라서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얕고 납작한 비판으로 이어지기가 쉽다. 일각에서는 제품 출시를 두고 ‘시혜적이다’ ‘나이브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건강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자극하는 마케팅”이란 부정적인 시선은 정 교수의 의도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것으로 읽힌다. 일례로 진보당 김재연 의원은 지난 18일 ‘제로 사이다’를 구매하면 할인하는 프로모션이 못내 아쉽다는 비판조의 트윗을 썼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곧바로 사과를 해야만 했다.
짚고 넘어 가야 할 지점이 있다. 정희원 교수는 의료라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권위를 가진 한 명의 직업인일 뿐이다. 건강권을 보장하고 돌봄을 가능케 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은 보건의료와 복지를 고민할 국가의 몫이지, 한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건 부적절하다. 그가 모든 것을 책임질 순 없다. 더 넓은 시야에서 사안을 정확하게 바라봐야 한다. 오히려 편의점이라는 일상의 공간을 무대로 한 작은 변화의 시도가 먹을거리에 대한 주체적 선택과 건강권이라는 거대한 담론으로 논의를 확장해냈다고 평가해볼 수 있다. 2024년 6월에 저속노화 도시락이 있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약속을 지켰다. 매번 제기되는 수차례 논란 속에서도 정희원 교수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한다. “건강은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완벽하지 않을지 언정 건강을 특권이 아닌 기본 권리로 바라보자고 촉구하는 데에 첫걸음을 뗀 것은 분명해 보인다. 편의점 도시락이 급히, 저렴하게 한 끼 식사를 떼우려고 먹는 것이 아니게 된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떤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을까.
화제의 아이템 5종 모두 에디터가 직접 ‘내돈내산’ 으로 시식하고 남긴 평가를 소개한다. 점심 시간 즈음 편의점을 방문하면 이미 제품이 다 팔리고 없어서 여러 번 허탕쳤다. 일부 상품은 세븐일레븐 전용 앱을 설치해 미리 예약 주문을 해야만 맛볼 수 있었다는 후문. 추천 순으로 상품을 정리했다.
사진/ 에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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