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갤러리위 청담이 김동형 작가의 개인전 ‘THE TIME IN ETERNAL LINES’를 오는 2월 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건축의 외벽과 내벽을 닮은 그리드, 날것의 질감, 그리고 한때 한국 미술계를 풍미했던 단색화의 흔적이 어우러진 독특한 회화 세계를 선보인다. 자연과 인공, 비움과 채움, 그리고 흔적과 행위가 교차하며, 관람객에게 다층적인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김 작가는 새롭게 선보이는 ‘#YYMMDDNNNN’ 시리즈를 통해 그간 사용해온 한지를 배제하고, 캔버스 위에 다양한 색감을 겹겹이 쌓아올리는 새로운 작업 방식을 시도한다. 노출 콘크리트 질감을 연상시키는 브루탈리즘 건축의 영향 아래, 쌓이는 물감과 건축용 자재는 오랜 시간의 흔적과 자연의 순환을 떠올리게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드러나는 백색은 생명을 상징하며, 관람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유도한다.
미술평론가 고충환은 “김동형 작가는 낡은 벽면에서 시작해 단색화를 연상시키는 회화적 공간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흔적’이 예술적 ‘행위’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평한다. 실제로 작가는 유년 시절 건축 현장에서 쌓은 기억을 바탕으로, 캔버스에 건축용 자재를 사용하고 여러 번 덧칠·지우기를 반복함으로써 새로운 흔적을 만들어낸다. 그는 “지우기 위해 덧칠한 흰색이 오히려 무언가를 채워나가는 역설적인 행위가 반복적으로 쌓이는 것”이라며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인공의 요소로 자연의 변화를 표현한다”는 기조가 더욱 선명해졌다. 브루탈리즘 특유의 노출 콘크리트 질감이나 건물 외벽의 균열 등은 단순한 ‘닮음’을 넘어 회화적 요소로 재탄생한다. 작가는 이처럼 이질적인 상태를 포착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작품 속 여러 겹의 시간과 공간을 사유하도록 이끈다.
최종적으로 쌓이는 백색 레이어는 언뜻 보기엔 말끔히 지워진 듯하지만, 사실 그 아래에는 무수한 색과 질감이 뒤섞여 있다. 관람객은 각 작품에서 “음과 양, 비움과 채움, 행위와 흔적”이 빚어내는 조화와 갈등을 직접 체감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상호작용이야말로 예술의 본질적 매력이라며 “각자만의 운율을 찾아 작품을 해석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전시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하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30분이다. 자세한 정보와 안내는 갤러리위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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