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새해를 맞아 본격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해 WM(자산관리)과 퇴직연금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화를 위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WM·퇴직연금 강화...배경은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WM과 퇴직연금 부문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자산총계 기준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연금 1, 2부문을 4개부문(연금혁신·연금RM1·연금RM2·연금RM3)으로 개편했다. 또한 초고액자산 고객 관리를 위해 PWM(개인자산관리) 부문을 신설하고, 그 아래 패밀리오피스센터를 편제했다.
업계 2등인 한국투자증권은 개인고객그룹 내에 퇴직연금2본부와 퇴직연금운영본부를 신설했다. 또 리테일 자산관리 역량 강화의 차원으로 채권상품담당을 새롭게 편제했다.
WM 부문 강화의 이유로 꼽히는 건 잠재 고객층의 확대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부자(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 각각 10억원 이상 보유)의 수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한국부자 수는 46만1000명으로 전년(45만6000명) 대비 1% 증가했다. 지난 2022년(42만4000명)과 비교하면 8.73% 증가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고액자산가의 숫자가 늘어나며 WM 서비스의 잠재 고객층도 늘었다”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를 대신할 수익원을 찾던 증권사들도 미래 먹거리로 WM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크게 바뀌는 브로커리지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것이 WM의 강점이다. 퇴직연금의 규모가 최근 4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퇴직연금 고객이 자산을 축적하면 향후 WM 고객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특히 향후 물가상승을 고려해 리스크를 감수하고 수익을 올리려는 고객들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IB(기업금융) 부문에서 큰 포션을 차지했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발 위기가 증권사의 사업모델 변화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PF에 의존하던 증권사들, 특히 중소형사들은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디지털화 집중하는 증권사들...왜?
증권사들이 조직개편과 함께 디지털 리테일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전략부문 산하에 웰스 테크(Wealth Tech) 본부를 신설, 빅데이터로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차세대 앱 개발 전담 조직을 구성해 비대면 사업에 경쟁력 및 디지털 역량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새로운 핵심 고객군을 ‘디지털부유층’으로 정의하고 기존의 디지털 전략본부를 그로스(Growth) 그룹으로 변경했다. 해당 그룹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기반 성장을 추진한다. KB증권은 WM 디지털 조직을 비대면 영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비대면 연금 자산관리 대응을 강화를 위해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신설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보증권은 WM사업본부, IPS(투자상품서비스) 본부를 통합 관리하고 운영할 자산관리부문을 신설했다. 리테일 채널 및 고객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 고객층을 공략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대차증권은 지점 영업망을 확대해 오프라인 확장 의지를 밝히면서도, △온라인 퇴직연금 가입시스템 구축 △리테일·연금 협업체계 마련 등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이 디지털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디지털 리테일 고객층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관리 서비스 수요층이 과거보다 늘어나면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AI(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등 디지털 역량의 중요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관련 규제가 완화된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이 로드맵엔 △금융사의 생성형 AI 활용 △클라우드 기반 응용프로그램(SaaS) 이용범위 확대 △금융사 연구·개발 환경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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