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표갤러리는 김형수, 이준원, 전은숙, 최승윤 작가가 참여하는 그룹전 ‘PIF: 유동하는 이미지’를 이달 7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시대의 움직이는 이미지 형식인 GIF(Graphics Interchange Format)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회화로 확장한 개념을 탐구하며 ‘PIF(Paintings Interchange Format)’이라는 실험적 용어를 제안한다. 정적인 매체로 여겨지는 회화에 내재된 운동성과 에너지를 탐구하는 이 전시는, 전통적 의미의 그림을 넘어선 새로운 회화적 접근 방식을 선보인다.
GIF는 1987년 처음 등장한 이후 여러 장의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재생하며 새로운 시각 언어를 창출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디지털 이미지 포맷의 움직임을 회화로 확장하여, 단순히 정지된 이미지로서의 회화가 아닌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유동하며 충돌하는 회화적 운동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네 작가의 독창적 접근 방식을 통해, 움직임과 정적 상태가 공존하는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다.
김형수 작가는 물감과 캔버스가 아닌 평면 디지털 화면을 화폭 삼아 작업하며 '운동-회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그는 움직임으로 생성된 텍스처를 통해 형상을 그리는 작업을 선보인다.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볼 때 남는 잔상을 형상화하듯, 그의 작품은 반복적 터치와 운동으로 잔상을 남기며 움직임을 시각화한다. 김형수의 회화는 움직임 그 자체로서 회화적 표현을 이끌어낸다.
이준원 작가는 자동기술법(automatism)을 활용하여 인간의 보편적이면서도 개별적인 이야기를 표현한다. 그의 화면 속에는 신체의 일부(손, 발, 장기 등)가 반추상적 형상으로 표현되며, 이들은 서로 얽혀 치열한 에너지와 생동감을 전달한다. 작가는 삶의 유한성과 두려움, 극복과 순응이 얽힌 에너지 덩어리를 통해 인간의 생명력을 강렬하게 그려낸다.
전은숙 작가는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색면과 붓터치의 즉흥적 변주로 화면을 채운다. 특히 식물의 생태적 움직임과 번식을 주제로, 단순히 시각적 재현을 넘어 식물 내면의 생명적 리듬과 율동을 포착한다. 그의 작업은 식물이 가진 비가시적 생명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독특한 운동성을 선사한다.
최승윤 작가는 세상의 이중성과 반대되는 성질의 공존을 탐구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푸른색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차가움과 뜨거움, 느림과 빠름 같은 대조적 개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작품 속 푸른색 불꽃과 강렬한 붓터치는 서로 다른 에너지가 충돌하고 상생하며 생성되는 과정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회화의 정지된 이미지라는 고정관념을 넘어, 회화가 지닌 본연의 운동성과 에너지를 탐구한다. 관람객은 각 작가의 작품을 통해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