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포하우스, 이용순 작가 개인전 ‘흙으로 빚어낸 조선 도공의 둥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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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하우스, 이용순 작가 개인전 ‘흙으로 빚어낸 조선 도공의 둥근 마음’

문화매거진 2025-01-03 10:40:13 신고

▲ 백자 달항아리 4  높이 46, 폭 46 / 사진: 토포하우스 제공 
▲ 백자 달항아리 4  높이 46, 폭 46 / 사진: 토포하우스 제공 


[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토포하우스는 조선 도공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쳐 온 이용순 작가 개인전 ‘흙으로 빚어낸 조선 도공의 둥근 마음’ 전시를 1월 8일부터 23일까지 개최한다.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이 “생존 달항아리 작가 중 최고”로 꼽은 이용순 작가는 백토와 유약을 사용해 조선 시대 달항아리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며 새로운 미학적 감동을 선사한다.

달항아리는 18세기 조선백자가 완숙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 탄생한 작품으로, 전통적인 기법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독창적인 형태를 자랑한다. 백자 사발 두 개를 연결해 만든 달항아리는 단순한 기물이 아니라 전통적 장르의 해체와 융합을 상징하며, 사색과 해석을 요구하는 철학적 예술품으로 자리 잡았다.

용도와 규격이 정해지지 않은 이 항아리는 다양한 해석의 문을 열어둔다. 누군가는 풍만한 곡선에서 임신한 여인의 형상을 떠올리고, 또 다른 이는 하늘에 떠 있는 달을 연상한다. 자연스러운 불완전함 속에서 완전함을 추구하는 철학적 아름다움이 담긴 이 작품은 포스트모던적 예술의 전형으로 평가받는다.

이용순 작가의 달항아리는 사람의 얼굴처럼 작품마다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빛과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백색의 스펙트럼은 푸른빛이 도는 설백부터 은은한 유백색까지 변화하며, 자연과 조화로운 미감을 보여준다.

입구가 크고 밑굽이 좁은 구조임에도 안정감을 유지하는 둥근 형태는 평안과 위안을 주며, 이를 통해 달항아리는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심리적 안식처로 다가온다.

박서보 화백은 달항아리의 단순한 형태 속에서도 느껴지는 무한한 깊이를 극찬하며, “달항아리 안에서 청아한 물의 울림과 같은 고요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용순 작가의 달항아리는 단순한 기술적 완성을 넘어 비움과 여백의 철학을 구현하며, 인간의 불완전함을 품고 자기다움을 빛내는 심리적 온전함을 상징한다.

▲ 이용순 작가 / 사진: 토포하우스 제공 
▲ 이용순 작가 / 사진: 토포하우스 제공 


이정아 아트심리학자는 “달항아리는 단순한 결핍이 아닌 심리적 여백으로, 보는 이의 내면을 채우며 사색과 치유의 공간을 만들어낸다”고 평가했다. 현대인들에게 달항아리는 강력한 심리적 위안을 주는 조형물로 자리 잡았다.

달항아리는 17~18세기 조선백자의 정수로, 한때 주목받지 못했던 기물이었으나 21세기에 들어와 세계적인 예술품으로 재조명되었다.

일본 문학가 무로 사이세이는 조선백자 대호를 “보름달처럼 아름답고, 여인의 피부처럼 섬세하며, 몽환적 황갈색 광선을 품은 듯한 유백색의 은은함”이라며 극찬했다.

오늘날 달항아리는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와 컬렉터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벨기에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악셀 베르보르트와 재일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 역시 이용순의 달항아리를 소장하며 그 가치를 인정했다.

조선백자 달항아리는 단순한 전통 예술품을 넘어 현대적 K-미감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현대미술 장르에서 달항아리를 재해석한 작품들이 등장하며, 그 상징적 의미는 더욱 확장되고 있다.

드뷔시의 ‘달빛’ 선율이 어울리는 이용순의 달항아리는 은은한 빛과 둥근 형태로 새해의 평안을 기원한다. "새해, 달덩이 같은 복을 담아가기를"이라는 전시 메시지는 단순한 조형미를 넘어 둥근 마음과 행복을 상징하는 달항아리의 정신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달항아리의 매력을 통해 한국 미술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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