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유정 작가] 12월 6일, 유정은 지금 부산에 있다. 2022년부터 참여하고 있는 아트페어에 상주하는 중이다. 첫 번째 때는 부스에 걸 수 있는 작품이 없는데도 일단 할 수 있다고 답한 후 전날까지 울며 작업했다. 두 번째 때는 설치하고 싶은 작품이 너무 많아서 바리바리 싸들고 갔다. 올해는 보여주면 좋을 것 같은 작품들 일부만 설치했다.
재료와 스타일이 꽤나 바뀌어서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고민스러운 마음으로 기차에서 내렸다. 이전보다 무언가가 불안한지, 기대하는 것인지 모를 두근거림이 일주일 전부터 지속되었는데 3일째인 오늘도 여전히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다.
관객들은 대부분 같은 질문을 한다. 글씨는 무엇으로 썼는지, 무슨 내용을 썼는지, 문인화가 무엇인지, 순지가 무엇인지 등.
대부분 ‘무엇인지’를 많이 질문받는 것 같다. ‘어떻게’와 ‘왜’와 관련된 답변은 희박한. 기계처럼 답하며 자기계발서에서는 ‘왜’와 ‘어떻게’를 질문해야 한다는데 ‘정말 그럴까’란 시덥지 않은 생각을 하며 부스를 지켰다.
관객들의 관람평들을 모았다. 다음과 같다.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작가님만의 세계가 느껴진다.”
“단순히 오래된 무엇이라기보다 고유한 감성이 느껴진다.”
“눈 관리 잘하면 좋겠다.” (작은 글씨를 쓰는 작업이기에)
“가까이서 보게 된다.”
“집요하다.”
“우와.”
“가까이서 보면 메시지가 있고, 멀리서 보면 이미지가 보여 재밌다.”
“글에 위안을 얻는다.”
그리고
‘슝’
사실 대부분은 부스에 들어오지도 않고 지나친다. 관객들은 누구보다 스치는 눈길 한 번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캐치한다. 나 역시 그렇게 관람하고 그 태도가 무언지 아는데도 그런 광경을 관찰하며 생각한다. 이번 작업들은 시선을 끌지 못할 만큼 힘이 부족했나, 깊이가 부족했나. 다음엔 어떻게 꾸려봐야 할까.
무엇이 부족했나 하는 물음을 오백 번쯤 되뇌고 나면 숙소에 들어갈 시간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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