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유정 작가] “작품은 얼마나 많이 해요?”
좋아하는 작가님의 개인전에 다녀왔다. 이런저런 재밌는 말씀을 나누다 질문 하나에 말문이 막혔다. 내가 작업을, 요즘, 어떻게, 하고 있었나?
아 저, 그게.
우물쭈물 답지 않게 대답 못하는 나를 보며 나직이 말씀하셨다.
“구상도 작업이에요.”
아, 맞아. 옅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본작업은 못하고 끄적거리던 스케치와 문장들이 내 시간들을 들어차고 있었는데. 충분히 진행이라 불릴 수 있는 과정들이 아주 느리게 진척을 내고 있었는데 왜 모른 척했던가.
남들의 미세한 진전엔 그리도 칭찬하면서 스스로에겐 왜 이리 야박한지.
예상치 못한 것들만큼 깊은 울림이 없다.
그렇게, 작가님의 무게감 있는 말 마디마디가 작품에 고스란히 실렸다.
위 사진에 있는 물결이 연상되는 작품은 파동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움직이는 멈춤 앞에서 생각했다.
여러분은/나는 여러분이/내가 무슨 단어에, 무슨 향기에, 누구의 그림자에 울림이 이는지 아는가, 궁금해본적이 있는가 하고. 궁금하다고.
오랜 시간 공들여 사포질하셨을 작가님의 결 곁에서 조금 쉬고 왔다. 오랜만의 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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