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칼럼] 루크레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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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 칼럼] 루크레티아

문화매거진 2024-11-11 10:16:45 신고

[문화매거진=강산 작가] 자신이 피해자임을 입증하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 여성이 있다. 기원전 510년 로마의 ‘루크레티아(Lucretia)’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귀족 여성으로, 타르퀴니우스 콜라티누스(Tarquinius Collatinus)의 아내였다. 당시 이 둘의 결혼은 이상적인 결합으로 여겨졌다. 서로에게 충실하게 헌신했기 때문이었다. 

로마의 역사가 리비(Livy 기원전 59년~서기 17년)에 의하면 루크레티아는 ‘아름다움과 순수함’의 본보기이자 로마의 기준이었으며 로마에서 이상적인 여성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정숙한 여성이었다 한다. 

그녀는 남편이 전투에 나가 있는 동안 그녀는 남편의 무사귀환을 위하여 늘 기도했다. 한편 그녀의 남편 콜라티누스는 자신의 아내가 품행이 올바르다고 늘 자랑하였다. 그러자 동료들은 서로 자신의 아내가 도덕적이고 지적이며 가장 이상적인 여성이라고 말다툼하였다. 결국 동료들과 그는 누구의 아내가 더 뛰어나고 도덕적, 지적인지에 대하여 내기를 하게 되었다. 그들은 휴가 중 자신들의 아내를 관찰하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각자의 집으로 몰래 갔고 다른 아내들은 유흥에 빠져있던 반면에 콜라티누스의 아내 루크레티아는 하녀들과 함께 베를 짜고 있었다고 한다.

▲ Lucrece a l′ouvrage, by Willem de poorter 1633 /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Willem de poorter(네덜란드, 1608-1668), 램브란트의 제자였다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위 그림은 루크레티아를 주제로 한 그림으로서는 흔하지 않은, 루크레티아가 하녀들과 베를 짜는 모습이다
▲ Lucrece a l′ouvrage, by Willem de poorter 1633 /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Willem de poorter(네덜란드, 1608-1668), 램브란트의 제자였다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위 그림은 루크레티아를 주제로 한 그림으로서는 흔하지 않은, 루크레티아가 하녀들과 베를 짜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을 본 당시 왕의 아들 섹스투스 타르퀴니우스(Sextus Tarquinius)는 그녀에게 반하게 되고, 루크레티아의 이런 모습에 그녀의 남편 콜라티누스에게 시기심을 느낀 루키우스 타르퀴니우스 수페르부스(Tarquinius Superbus)는 아들 섹스투스 타르퀴니우스(Sextus Tarquinius)에게 심부름을 시켜 콜라티누스의 저택으로 가도록 하였다. 집주인 루크레티아는 그를 극진히 대접하였다. 

밤이 깊어지자 그는 그녀가 자는 침실에 몰래 잠입하여 손님으로서 자신을 극진하게 대접한 그녀에게 성관계를 요구하였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남성 노예와 한 침대에 알몸으로 죽이겠다고 협박을 하였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노예와 불륜을 저지르다가 도중에 발각되어 그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처형당한 것으로 위장시킴으로써 그녀의 명예를 실추시키겠다는 의미였다.

그녀는 남편에게 충실한 아내였고, 아름답고 정숙한 여인으로 명성이 자자했으며 로마 여성들의 본보기였기에, 자신이 그렇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면 자신뿐 아니라 집안 모두의 수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협박을 못 이겨 강간에 응하였다. 

▲ Tarquin and Lucretia, by Titian 1571 /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Tiziano Vecellio(이탈리아, 1988/90-1576), 그는 처음부터 화가로서 매우 성공적이었고 많은 후원을 받았으며 많은 그림 의뢰를 받았다. 이 작품은 루크레티아가 강간당하는 장면이다. 정숙한 여인이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루크레티아를 알몸으로 그린 것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작품을 통해 당시 여성에 대한 시선이나 기대, 그려지는 대상으로서 애로틱함을 추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Tarquin and Lucretia, by Titian 1571 /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Tiziano Vecellio(이탈리아, 1988/90-1576), 그는 처음부터 화가로서 매우 성공적이었고 많은 후원을 받았으며 많은 그림 의뢰를 받았다. 이 작품은 루크레티아가 강간당하는 장면이다. 정숙한 여인이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루크레티아를 알몸으로 그린 것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작품을 통해 당시 여성에 대한 시선이나 기대, 그려지는 대상으로서 애로틱함을 추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난 후 루크레티아는 아버지와 남편에게 당장 와달라고 하여 강간 사실을 이야기하였다. 

“몸은 더럽혀졌지만 정신은 더럽혀지지 않았다. 나 대신 그에게 복수를 해 달라.”라고 한 후 자결을 택하였다. 이로 인하여 루크레티아는 죽음으로서 강간을 당한 것이 사실이라고 입증한 셈이었다. 이후 그녀는 정숙하고 현명하며 모범적인 여성으로 많은 이들에게 추앙받게 되었고, 역사적으로도 정숙하고 모범적인 대표적인 여성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이야기로 인하여 어떤 의문이 들었는가. 의문이 들었어야 한다. 성범죄 피해자임을 입증하기 위하여 목숨을 걸어야 하는가. 최초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나온 판례를 살펴보면 피해자들에 대한 편견으로 피해자들에게 일률적인 모습을 요구한 판례를 비판하고 있다. 피해자는 세상이 정한 피해자의 모습을 보임으로서 피해자임을 입증해야하는가. 그것이 루크레티아가 강간 피해자임을 입증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은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우리는 피해자에게 대한 획일적인 모습을 정해놓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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