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동네는 내가 지킨다” 전국 최초 ‘MZ자율방범대’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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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동네는 내가 지킨다” 전국 최초 ‘MZ자율방범대’ 출범

금강일보 2024-10-24 19:03:15 신고

▲ MZ자율방범대원들이 지난 23일 문화1동 우범지역을 합동순찰하고 있다.

“제가 사는 지역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어 뿌듯합니다.”

대전중부경찰서가 ‘MZ세대’로 구성된 자율방범대를 발족했다. 최근 관내 자율방범대원이 지속 감소하고 기존 인력이 고령화하는 등의 문제로 단체 존립 여부가 불투명해져서다. 기자는 첫 발자취를 뗀 MZ자율방범대원을 따라 우범지역 공동체치안 합동순찰에 나섰다.

지난 23일 오후 5시경 MZ자율방범대 신규 위촉식이 열린 대전충남지방병무청. 경직된 모습의 청년이 각자 자기 이름이 놓인 자리에 앉았다. 솜털도 사라지지 않은 앳된 얼굴에 나이를 물어보니 가장 어린 친구가 올해 갓 성인이 된 20살이었다. 낯선 풍경에 어수선했던 분위기와 어색함은 위촉식이 시작되자 곧바로 정돈됐다.

“귀하를 자율방범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6조1항에 따라 문화1동 자율방범대 자율방범대원으로 위촉합니다.”

축하 박수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적막했던 공간이 청춘의 싱그러움으로 가득 차올랐다. 평균나이 25세. 7명의 MZ자율방범대원이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수줍은 기쁨도 잠시 이들에게는 곧바로 첫 퀘스트가 주어졌다.

‘문화1동 재개발지역 등 우범지역에서 공동체치안 합동순찰을 실시하세요.’

같은 날 오후 7시 30분경 문화1동 자율방범대초소. 퀘스트 수행을 위해 이들은 순찰 자율방범이 적힌 노란 형광조끼와 자율방범모자, 경광봉을 채비하고 길거리로 나섰다. 조끼 탓에 언뜻 갓 태어난 병아리 같기도 했지만 이들의 포부는 누구보다 강인했다.

MZ자율방범대원 A(20·여) 씨는 “어릴 적 드라마를 보면서 경찰을 꿈꿨다. 관련 학과에도 진학했는데 직업을 갖기 전 몸소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겨 좋다. 거주하는 동네 치안 유지에 힘쓸 수 있게 된 만큼 열심히 참여할 예정이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도로변을 지나 재개발구역, 골목 곳곳을 살폈다. 비 온 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에 거리가 더욱 황량했다. 그래도 겁날 건 없다. 기존 자율방범대원을 비롯해 서대전지구대, 문화1동 주민자치위원회 등 30여 명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천병태 자율방범대장과 신언두 자율방범대 총무는 많은 인원을 통솔하면서도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신 총무는 “딸이 밤에 무섭다고 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대원이 줄고 다들 나이가 들어 고충이 많았다. 이번 기회에 젊은 사람이 들어와서 인수인계도 되고 부담을 한웅큼 덜게 돼 다행이다”라며 안심했다.

실제 MZ자율방범대는 관내 자율방범대원 감소와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마련됐다. 이날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월 2687명이었던 관내 자율방범대원은 지난 7월 2181명으로 19% 감소했다. 전체 대원 중 무려 1847명(약 85%)이 50~60대다.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 평균나이도 56세였다. 공동체치안 유지를 위해 골몰하던 김태민 지구대장은 이웃나라 일본에서 힌트를 얻었다.

김 지구대장은 “일본이 자율방범대 존립을 위해 다양한 방식을 도입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구체적으로 러닝순찰대, 애완견산책순찰대, 쇼핑순찰대 등이 있었는데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선 청년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다. 처음이라 모집부터 쉽진 않았지만 잘 정착했으면 한다. 또 이번 사례가 널리 퍼져 관내를 넘어 전국적으로 자율방범대 활성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소망했다.

동네를 생각하는 이들의 마음이 주민에게도 전달된 걸까. 늦은 밤 골목길을 걷던 한 주민은 생소한 풍경에 신기한 듯 쳐다보다가도 치안을 위해 힘써줘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중구에 거주하는 50대 B 씨는 “골목골목 돌아주니 너무 든든하다고 고맙다. 동네에 공사하는 곳이 많아 위험한데 저렇게 환하게 길 밝혀주니 앞으로 걱정없이 다닐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미소지었다.

지난 23일 대전충남지방병무청에서 MZ자율방범대 신규 위촉식이 열린 가운데 MZ자율방범대원들과 대전중부경찰서, 중부서 서대전지구대 소속 경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 대전충남지방병무청에서 MZ자율방범대 신규 위촉식이 열린 가운데 MZ자율방범대원들과 대전중부경찰서, 중부서 서대전지구대 소속 경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 문화1동 자율방범대초소에서 MZ자율방범대원들과 대전중부경찰서, 중부서 서대전지구대 소속 경찰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 문화1동 자율방범대초소에서 MZ자율방범대원들과 대전중부경찰서, 중부서 서대전지구대 소속 경찰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MZ자율방범대원과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 문화1동 주민자치위원회원 등이 지난 23일 문화1동 우범지역을 합동순찰하고 있다. MZ자율방범대원과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 문화1동 주민자치위원회원 등이 지난 23일 문화1동 우범지역을 합동순찰하고 있다.
MZ자율방범대원과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 문화1동 주민자치위원회원 등이 지난 23일 문화1동 우범지역을 합동순찰하고 있다. MZ자율방범대원과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 문화1동 주민자치위원회원 등이 지난 23일 문화1동 우범지역을 합동순찰하고 있다.

글·사진=김세영 기자 ks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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