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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한 영화 <델타 보이즈>를 원작으로 한 연극 <델타 보이즈>는 꿈을 좇는 4명의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귀국한 차예건(최기원, 김태영, 정휘욱 분)이 매형(정지호, 강지훈, 박준성 분)의 공장에서 일하며 하루하루 버티는 강일록(서신우, 박주용, 김호창 분) 앞에 나타나, 남성 4중창 합창대회에 나가보자고 한다.
뜬금없이 나타나, 뜬금없는 소리나 해대는 예건 때문에 일록이 당황하지만, 당황할 틈도 없이 단원 모집이 이뤄진다.
일록도 모르는 사이에 예건이 붙인 단원 모집 포스터를 보고 생선장수 최대용(장우진, 정주호, 정영성 분)이 찾아온다.
여러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지만, 입도 뻥긋 못 해 보고 탈락했다는 그는 단장인 일록에게 꼭 같이 하고 싶다고 사정한다.
자기가 단장인 것도 이제야 안 일록은 4중창인데, 당신 뽑아봐야 3명이라 어차피 못 나간다며 돌려보내려 한다.
이에 대용은 자기와 친한 와플 노점상 노준세(윤선근, 장탁현, 조제상 분)에게 연락해 앞뒤 사정 빼고 당장 이리로 오라고 말한다.
그렇게 인원은 채워졌지만, 타의로 단장이 된 일록은 이 대회에 나갈 의지조차 없어 보이고, 얼떨결에 대용의 전화를 받고 팀에 합류한 준세는 바가지 긁는 아내(김도경, 김단율, 김소민 분) 때문에 난감하다.
넷 중에 그나마 학벌이 좋은 예건은 누가 봐도 4차원 같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제대로 노래도 못 불러보고 탈락했다는 대용의 실력은 뻔할 뻔자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준세 아내 앞에서 1차 오디션을 거친 후, 출전하기로 하고 열심히 노래한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열심히 준비하지만, 애석하게도 참가팀이 저조해 대회 자체가 취소된다.
오합지졸이 모여서 그동안 좌충우돌 여러 상황을 겪으며, 마음을 모아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렇게 좌절을 맛볼 수 없다는 생각에 이들은 묘책을 낸다.
이 연극의 백미는 누가 뭐라고 해도 마지막 장면이다.
꿈을 꾸며 준비한 합창대회에 나갈 수 없게 된 이들이 관객이 있든 없든(실제론 극장 안에 관객이 가득하지만) 옥상에서 콘서트를 여는데, 배우들의 화음이나 노래실력은 중요치 않다.
네 배우의 아카펠라는 그 자체로 관객에게 큰 울림을 선사한다.
많은 이들이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살아간다. 경영학과에 들어가 드라마 속 실장님처럼 멋진 회사 생활을 할 것이라고 꿈꿨지만, 현실은 몇 년째 취업조차 못하기 일쑤다.
유학만 다녀오면 교수도 되고, 여러 무대에 설 줄 알았던 성악도는 자기를 찾아주는 곳이 없어 일 년에 천만 원도 못 버는 일이 허다하다.
그렇다고 꼭 이들이 실패한 삶을 산다며 비웃을 수는 없다.
(언어의 장벽 때문에) 한국에선 노벨문학상이 나올 수 없다는 어느 영화 대사가, 최근에 틀렸다는 게 입증됐다.
‘1인치의 자막’을 극복하고 영화 <기생충>은 콧대 높은 미국 오스카를 무릎꿇게 했다.
누구나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
지금 자기의 꿈을 위해 달려가는 이들이라면 꼭 봐야할 연극 <델타 보이즈>는 이달 2일부터 오픈런으로 대학로 아트포레스트 2관에서 관객과 만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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