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5·18민주화운동으로 가족을 잃은 오월어머니들의 응어리진 트라우마를 그림이야기로 풀어낸 전시 ‘오월어머니들의 그림농사3’를 오는 21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서구) 화해갤러리에서 연다.
전시를 기획하고 함께 그림을 그리고 함께 스토리텔링 작업을 해온 주홍 작가(치유예술가)는 2022년부터 매주 수요일 오월어머니집에서 5·18민주화운동으로 가족을 잃은 오월어머니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두 차례 ‘오월어머니 그림농사’ 전시를 꾸린 바 있다.
미술치료 전문작가이기도 한 주홍은 “대학에서 미술치료 박사과정을 거치며 트라우마가 몸의 통증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알았다”며 “5·18민주화운동으로 가족을 잃은 오월어머니들과 함께 미술과 스토리텔링으로 상처받은 어머니들이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손잡고 나아가는 수업의 기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13세 소녀로 5‧18을 맞이했기에 나 자신 또한 광주시민들의 억울함과 울분의 트라우마를 곁에서 함께 느끼고 견디며 살아야 했다”며 “오월어머니들이 아픔을 견디며 끝까지 살아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며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보낸 3년의 세월이 오늘의 결실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김순자, 故 김순심, 김형미, 박수자, 故 박화순, 故 박순금, 윤삼례, 윤화숙, 이숙자, 이정덕, 장명희, 장상남, 정귀순, 최은자, 한양님 등 모두 15명이 참여해 2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원색의 색감과 초등학생 그림처럼 순박하고 소박한 작품들은 잔잔한 울림을 준다.
전시 참가자 중 세분의 어머니가 안타깝게 올해 돌아가셨다. 주홍 작가는 “고인이 되셨지만 박화순, 박순금, 김순심 오월어머니의 그림과 이야기는 우리들 곁에 남아 있다”며 “수업을 하면서 서로 웃고, 울고, 춤을 췄던 기억은 가장 소중한 기억자산”이라 이번 전시는 그분들을 함께 기억하는 추모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전시와 함께 16일에는 오월어머니들과의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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