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탄호이저>는 바그너가 1845년에 초연한 작품이다.국립오페라단이 한국 초연 이후 전막 오페라로는 45년 만에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바그너가 직접 대본까지 쓴 <탄호이저> 는 독일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중세 독일에 실제로 있었던 노래 경연대회라는 소재를 결합했다. 탄호이저>신성한 사랑과 세속적인 사랑 사이의 긴장을 주제로 한 음악극이다. 주인공 탄호이저는 베누스(비너스)가 상징하는 육체의 쾌락에 빠졌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배척된다. 엘리자베트는 타락한 탄호이저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바치고, 마침내 여성의 희생으로 인해 그가 구원받는다는 이야기이다.
공연 출연진은 지난 추석(17일) 프로덕션 미팅 이후 공연연습에 한창이다. 명절도 반납하고 공연준비에 여념 없는 드라마투르그 이용숙 씨를 예술의 전당에서 지난 2일에 만났다. 그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바그너 오페라 전문가이다. 드라마투르그는 연출자를 도와 공연의 컨셉을 설정하고, 가수와 스텝들에게 작품의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제작자와 관객의 원활한 소통을 중개하고, 때로는 공연 전에 관객들에게 직접 작품 설명에 나서기도 한다.
-바그너 음악의 특징이 특정의 인물이나 상황 등을 연상하여 반복되는 주제 선율인 유도동기(라이트모티브)인데, 이 작품에서 주목할 유도동기는 무엇인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순례자의 합창’을 들 수 있다. 이교도로 표현된 베누스 여신의 세 개의 모티브는 서곡에서부터 순례자의 경건-베누스 환락-다시 순례자의 경건의 대결 형태로 연주된다.”
-이 작품의 오케스트레이션도 남다를 것 같은데, 그 특징은 무엇이며 독자들이 어떻게 음악을 감상하면 좋은가?
“우리에게 익숙한 이탈리아의 오페라는 성대로 노래한다면, 바그너의 오페라는 악기로 노래한다. 오페라 공연을 편히 관람하다 보면 자연스레 가수가 부르는 선율을 따라가게 된다. 바그너는 오케스트라 연주에 많은 의미를 담고 있으므로 의도적으로 음악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연주에 의식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것이 바그너 오페라의 특징이다. ‘탄호이저’는 바그너 스스로 ‘로맨틱 오페라’라고 이름 붙인 작품이다. 그의 입문작이라 일컫기에 관객은 비교적 쉽게 연주를 따라 갈 수 있을 것이다.”
오페라의 주제 모티브인 ‘순례자의 합창’
-바그너 오페라의 보컬이 꽤 무거워 관객들도 체력을 키워야 할 것 같은데, 바그너의 아리아를 즐기는 팁을 주신다면?
“바그너의 중기 이후의 오페라는 무한선율이 강조되면서 아리아가 흐릿해진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이탈리아 오페라 특성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아름다운 아리아가 많다. 다만, 아리아 전에 전주를 상당히 길게 연주하며 상징을 담고 있으므로 아리아 감상 시에도 오케스트라 연주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탄호이저>의 주제와 주요장면을 소개해 달라.
“두 가지 주제가 중요하다. 신성한 사랑과 세속적인 사랑 사이의 죄와 구원 그리고 예술가의 문제다. 예술가의 행위를 사회의 규범 속에서 어느 한계까지 허용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 순수한 사랑을 외면하고 쾌락 속에서 사랑을 느끼다가 다시 돌아오는 음유시인의 일탈 모습이, 2막에서 ‘사랑의 본질’을 논제로 다룬 노래 경연을 통해 드러난다.”
-바그너 전문가로서 귀하는 특히 새로운 연출에 관심이 많으실텐데, 이번 공연 연출의 특징은 무엇인가?
“연출자 요나 김은 베누스와 엘리자베타가 흑백이나 선악처럼 상반된 여인상이 아니라 모든 여성에 내재된 다면성임을 보여주려 한다. 요나 김이 연출 컨셉 공개를 꺼리기에 자세히 설명하지 못함을 이해해 달라.
연출자는 공연 전에 연출의도를 미리 밝힘으로써 공연에 대한 관객의 관심을 집중하고 기대를 모을 수 있다. 그럼에도 연출 컨셉 자체가 보안이라는 상황이 다소 아쉬웠다. 연습 중인 연출이 바그너 원작 오페라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보는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매우 성공적이라고만 밝혔다. 여타 설명을 들으니 이번 무대가 더욱 궁금해졌다.
<탄호이저> 공연시간은 180분이 훌쩍 넘는다. 1분짜리 숏츠 영상에 열광하는 현대인의 취향을 거스르는 작품이라 할 수도 있다. 음악과 극이 유기적으로 튼튼하게 얽혔다는 점, 레치타티보-아리아로 이어지는 이탈리아 오페라 형식에서 탈피하여 무한선율이라는 바그너의 음악세계를 예고하는 작품인 것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이번 공연은 2016년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 을 이끌었던 지휘자 필립 오갱이 다시 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포디움에 선다. 독일 출신 테너로 2022년부터 올해까지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의 레파토리를 채운 바그너 스페셜리스트 하이코 뵈르너와 희곡 교사 출신 다니엘 프랑크가 함께 탄호이저를 노래한다. 10 월17일(목)~10월20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트리스탄과> 로엔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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