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 칼럼] 내가 만나는 사람들 : 전지나 작가님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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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 칼럼] 내가 만나는 사람들 : 전지나 작가님①

문화매거진 2024-09-30 14:35:51 신고

[문화매거진=유정 작가] 손잡고 동행하지는 않더라도 삶의 스테이지를 넘는 타이밍이 비슷한 사람을 알고 있다는 건 기쁜 일이다. 불안정하고 녹록치 않은 여정을 그도, 나도 각자의 방식으로 헤쳐 나가고 있음을 나누다 보면, 그 모든 상황이 덜 야박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우리가 우리 것을 갖기 위해 겪을 수밖에 없는 고됨을 ‘당연히 넘길 수 있는 과정’으로 여기게 된다. 안도와 힘을 얻는 관계인 것이다.

내게도 그런 사람이 있는데 전지나 작가님이 그렇다. 그와 나는 시작점이 같다. 한 단체전에서 처음 만나 전시와 작가생활이라는 것을 시작했고, 꾸준히 각자의 작업과 전시를 이어오는 동료이다. 그렇게 잊을 만할 때쯤 만나면 늘 하는 말이 있다.

“계속 작업하고 계신 소식을 보게 되어 기뻐요!” 

서로에게 하는 말이다. 그만큼 해가 지날수록 함께 전시했던 작가님들의 소식이 뜸해지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 함부로 물을 수도, 궁금해 하지도 않는 암묵적인 눈치 아래 그저 지금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를 나눌 뿐이다.

▲ 갤러리재재 전지나 초대전 / 사진: 전지나 제공
▲ 갤러리재재 전지나 초대전 / 사진: 전지나 제공


얼마 전 전 작가님의 개인전이 있었다. 소식을 보자마자 냉큼 갤러리를 다녀왔다. 서울 반대편에 살고 있는 우리가 만나기에 딱 좋은 타이밍, 딱 좋은 중간 지점이었다.

▲ 갤러리재재 전지나 초대전. 작품 속 요소들을 입체로 구현하는건 어느 장소에서든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처럼 작가의 손맛이 느껴지는 경우가 훨씬 찰떡같이 재밌다 / 사진: 전지나 제공
▲ 갤러리재재 전지나 초대전. 작품 속 요소들을 입체로 구현하는건 어느 장소에서든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처럼 작가의 손맛이 느껴지는 경우가 훨씬 찰떡같이 재밌다 / 사진: 전지나 제공


생각지 못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짧은 시간동안 전투적으로 대화를 한 것 같은데, 아마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에 유독 공감을 많이 한 덕일 것이다. 그 중 일부, 전 작가님과의 대화를 글로 써도 되는지 허락을 구할 용기를 낸 건 이 이야기 덕분이었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돈이 없고, 당장 작업생각만 하는 것은 사치일 정도로 하루하루를 메꿔야 하는 상황이지만요. 작가님, 이상하게 불안하지 않아요.”

“어, 저도요. 요 근래 가장 궁핍하고 회복할 기미가 안 보이는데 큰 두려움이 없어요. 왜 그런지 이유를 계속 찾고 있는데, 한 잔 하면서 대화 좀 더 해보실래요?”

흔치 않게 재빨리 약속을 잡았다. 내 동네도, 그의 동네도 아닌 낯선 동네에서 얼마나 가열차게 대화를 했는지, 여러 가지의 술잔을 비워도 우린 정신만 또렷했다. 그전에 전 작가님의 작품들을 더 보면 좋겠다. 이전보다 역동적인 힘과 몰입감이 크게 느껴져 한참을 보고 온 참이다.

▲ 갤러리재재 전지나 초대전 / 사진: 전지나 제공
▲ 갤러리재재 전지나 초대전 / 사진: 전지나 제공


▲ 갤러리재재 전지나 초대전 / 사진: 전지나 제공
▲ 갤러리재재 전지나 초대전 / 사진: 전지나 제공


▲ 갤러리재재 전지나 초대전 / 사진: 전지나 제공
▲ 갤러리재재 전지나 초대전 / 사진: 전지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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