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트럼프 대선서 패배시 비트코인 3만 달러까지 하락 가능”

9월 10일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공화당 후보가 이길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질 경우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투자은행 업계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을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 항목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 후보의 경기 부양책 수혜 종목을 뜻하는 용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FLICKR)

번스타인(Bernstein) 미국 투자은행 분석진은 이번 주 보고서에서 트럼프 후보가 오는 11월 현지 대선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한화 약 1억 736만 원 원)에서 9만 달러(한화 약 1억 2,078만 원) 사이에 포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그가 질 경우 비트코인 시세는 올해 1월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전 시점 시세인 3만 달러(한화 약 4,026만 원)에서 4만 달러(한화 약 5,368만 원) 사이로 후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분석진은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트럼프 후보와 그의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후보의 입장 차이가 클 수 있다며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비트코인 시세 명암이 갈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 상황에서 가상화폐 시장에 우호적인 인사는 트럼프 후보며, 업계 인사들이 해리스 캠프에 건설적인 산업 정책을 기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메시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번스타인은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두 후보의 기조와 명확성에 차이가 존재한다”라며 “트럼프 후보의 경우 미국을 ‘세계 비트코인 수도’로 만들겠다고 피력한 반면, 해리스 후보는 연설이나 정책 성명에서 가상화폐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라고 부연했다.
 

번스타인은  트럼프 후보가 오는 11월 현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에서 9만 달러 사이에 포진할 것이며, 질 경우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 사이로 후퇴할 수 있다고 전했다(사진=더블록/ 번스타인)

번스타인 분석진은 최근 침체된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선 우호적인 규제 환경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구축해 미국 금융기관이 안전하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돼야 투자 자산으로서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점이다. 
분석진은 “현재 가상화폐 관련 규제 불확실성이 시장 혁신을 막고 있다”라며 “고금리 상황으로 인한 유동성 고갈도 한몫을 더하며 가상화폐 시장은 최근 3년간 도전에 직면해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번스타인 분석진은 지난 8월 초 가상화폐 시장이 미국에서 초당적 사안을 넘어 ‘트럼프 트레이드’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비트코인이 ‘트럼프 트레이드’ 중 하나라는 번스타인의 견해는 트럼프 후보가 재임에 성공할 경우 비트코인을 미국 ‘전략준비자산’으로 지정하겠다고 발언한 이후 공고해졌다. 
 

비트코인

당시 분석진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시장 흐름이 정치적 이슈에 의한 ‘하향식 접근법(Top-Down, 탑-다운)’ 특성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향식 접근법’은 어떤 일을 결정하거나 수행하는 데 있어 개괄적인 측면에서 시작돼 세분화된 내역을 처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분석진의 설명은 비트코인 시장 내 트럼프 전 대통령 등 현지 정치인 및 대선 후보들의 가상화폐 공약 및 발언 등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비트코인은 9월 10일 오전 현재 코빗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4.24% 상승한 7,754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