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서벵골주에서 여성 수련의 의사가 강간당하고 살해된 후 전국 각지에서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폭도들이 사건이 일어난 병원을 공격하면서 시위가 한층 격화했다.
이 병원은 지난 14일 콜카타시에서 잔인한 범죄에 항의하기 위해 열린 대규모 '밤을 되찾자(Reclaim the Night)' 행진 도중 공격을 받았다.
델리, 하이데라바드, 뭄바이, 푸네 등 다른 많은 인도 도시에서도 소규모 시위가 열렸다.
인도 최대 의사 단체인 인도의사협회(IMA)는 17일 전국적으로 비응급 진료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도시의 의사협회와 서벵골 정당들도 주말에 걸쳐 시위 중 발생한 폭력 사건에 항의하는 거리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14일 밤에는 서벵골주 전역에서 수만 명의 여성들이 "자유롭고 두려움 없이 살 수 있는 독립"을 요구하며 '밤을 되찾자' 행진에 참여했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경찰과 신원을 알 수 없는 소수의 남성들이 사건 현장인 RG 카르 병원에 난입해 응급 병동을 약탈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온라인에 유포된 동영상에는 막대기로 침대와 장비를 부수는 남성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시위대는 BBC에 이 공격으로 일부 의사와 병원 직원이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일부 경찰 차량도 혼란 속에서 파손됐고, 군중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가 사용됐다.
콜카타 경찰은 지금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19명을 체포했다.
지난 15일 IMA는 이번 공격을 "시위하는 학생들에게 가해진 훌리건의 폭력"이라고 비난하며 17일 현지 시간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비응급 서비스 철수를 발표했다.
IMA는 성명을 통해 "의사, 특히 여성은 직업 특성상 폭력에 취약하다"며 "병원과 캠퍼스 내에서 의사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당국의 의무"라고 밝혔다.
"IMA는 의사들의 정당한 대의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필요로 합니다."
또 다른 주요 의사 단체인 레지던트의사협회연맹(Forda)도 지난 13일 파업을 중단했다가 파업을 재개했다.
Forda는 JP 나다 연방 보건부 장관이 의사에 대한 공격을 억제하는 연방법 도입을 포함해 이들의 요구가 충족될 것이라고 보장한 뒤 시위를 취소했다.
이 사건은 또한 서벵골에서 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집권 여당인 트리나물콩그레스(TMC)가 공격을 조직했다고 비난하면서 정치적 비방전을 촉발했다.
TMC는 이 주장을 반박하며 폭력을 부추긴 '정치적 외부인'을 비난했다.
31세 여성 수련의가 강간당한 사건은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는 지난주 세미나실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반나체로 발견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병원에서 일하던 자원봉사자가 체포됐다.
그 이후로 인도에서는 두 건의 강간 사건이 더 발생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북부 우타라칸드주에서는 한 간호사가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강간 후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7월 말 실종됐으며, 지난주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서부 라자스탄주에서 한 남성을 체포했다.
한편, 북부 비하르주에서는 한 10대 달리트 소녀를 집단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로 6명이 체포됐다. 소녀의 훼손된 시신은 지난 13일 아침 무자파푸르 지역의 한 마을 연못 근처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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