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스페인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 ‘하비에르 카예하’(Javier Calleja)의 한국 첫 대형 단독 전시 ‘이곳에 예술은 없다 (No Art here)’가 오는 10월 2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카예하는 세계 미술 시장에서 경매가를 경신하며 스타덤에 올랐고, 국내에서도 2022년 서울옥션 5월 경매에서 카예하의 ‘Same Old Story’(130cm☓116cm)가 8억8000만 원에 낙찰된 바 있어 이름보다 작품으로 먼저 알려져 있는 작가다. 최근에는 글로벌 브랜드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쿄, 밴쿠버, 스페인 말라가의 전시 이후 서울에서 펼치는 이번 전시는 카예하의 유별나지만 활기찬 감성이 반영된 직설적이고 진솔한 표현법을 한자리에서 전할 예정이다. 전시에서는 10여 개의 신작을 포함해 회화, 드로잉, 조각, 에디션 등 카예하의 경력을 아우르는 120여 점의 상징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중 다수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전시장 벽면에 카예하의 현장 드로잉을 준비했다. 단조롭고 지루한 흰 벽을 대담한 장식과 디스플레이로 가득 채우며 진지함과 유머를 균형 있게 조화시켜 이목을 끈다.
이번 전시에는 2017년 홍콩 데뷔 당시 마지막으로 선보였던 소형 종이 초상화를 다시 선보인다. 수채화와 목탄으로 완성된 이 작품들의 재등장은 카예하가 추구하는 미지에 대한 탐구와 자신의 작업에서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준다.
하비에르 카예하는 20대 중반까지 체조선수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의 증조부는 화가이자 피카소의 첫 번째 미술 선생으로 알려져 있다. 예술가 집안 출신으로 어린 시절 사랑했던 만화부터 스페인의 예술사에 빠졌던 그는 자연스럽게 예술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하지만 현학적이고 난해한 현대미술에 염증을 느낀 하비에르는 다양한 예술적 실험 끝에 진정한 독창성은 온전히 자신을 작품에 투영하는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단순하지만 쉽지 않다’는 초창기부터 카예하의 모토였다. 그의 아이디어를 간결한 한마디로 만들었고, 모호하고 본질적으로 모순적인 패러다임은 고정관념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카예하가 예전에 자주 사용하던 피켓의 상징과 새로운 캐릭터의 손이 합쳐진 순간은 그의 작업을 지금의 방향으로 이끌었다.
드로잉과 정교하게 렌더링된 회화, 다양한 규모와 매체의 조각들, 창조적인 사고와의 우연한 협업을 통해 ‘이곳에 예술은 없다’는 우리를 진솔하고 솔직하며, 순수하고 자유로운 정신의 시선으로 여행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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