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류형철 경북연구원 연구위원 “‘광역비자’ 비자 발급 제도 간소화·지방 정착 안정화 기여할 것…광역 단위로 함께 도입 의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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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류형철 경북연구원 연구위원 “‘광역비자’ 비자 발급 제도 간소화·지방 정착 안정화 기여할 것…광역 단위로 함께 도입 의논해야”

한국대학신문 2024-06-21 22:3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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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이 이어지면서 학령인구, 노동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학계를 중심으로 광역비자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 2022년 경상북도에서 최초로 제안된 광역비자(R-비자)는 지방정부가 외국인 비자 발급과 체류 기간 결정 권한 일부를 넘겨받아, 주도적으로 비자를 발급하는 제도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저출산이 이어지면서 학령인구, 노동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학계를 중심으로 광역비자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 2022년 경상북도에서 최초로 제안된 광역비자(R-비자)는 지방정부가 외국인 비자 발급과 체류 기간 결정 권한 일부를 넘겨받아, 주도적으로 비자를 발급하는 제도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지난 2022년 경상북도가 국내 최초로 광역비자(R-비자) 도입을 제안했다.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유치하고 비자 발급 제도를 간소화하기 위함이다. 광역비자 제도는 지방정부가 외국인 비자 발급과 체류 기간 결정 권한 일부를 넘겨받아, 주도적으로 비자를 발급하는 제도다.

2022년 7월 민선 8기 지방시대 준비위원회에서 ‘광역비자 도입’ 과제로 선정됐으며, 2022년 12월 임이자 의원이 대표로 ‘출입국관리법’과 ‘인구감소지역법’ 관련 일부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지난해 제21대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저출산이 이어지면서 학령인구, 노동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청년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지속돼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 대학과 산업체들은 외국인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학계에서는 지역 맞춤형 인재 유치를 위해 국내 외국인 비자 발급 절차를 보다 간소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비자 발급이 가능하도록 구조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류형철 경북연구원 공간환경연구실장(도시·지역계획학 박사, ‘광역비자 도입의 실효적 추진 방안’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비자 발급 절차는 복잡하며, 비자 유효기간도 짧은 편에 속한다. 이러한 이유로 외국인들이 안정적으로 장기 체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또한 외국인 체류 자격이 제한적이어서, 특정 업종이나 직종에 한정돼 비자를 발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기회를 제한하며, 지방의 다양한 인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난 5월 3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됐다. 류 실장은 제22대 국회에서 광역비자 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경북연구원, 경상북도를 넘어, 타 지자체와 함께 광역비자 제도를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비자 제도는 획일적인 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며 “각 지역의 특성과 필요에 맞는 지역 기반 비자 제도가 필요하다. 지역정부가 지역 특성, 현안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맞춤형 비자 정책을 바탕으로 외국인 인력을 유입하고 정착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형철 경북연구원 공간환경연구실장(도시·지역계획학 박사). 
류형철 경북연구원 공간환경연구실장(도시·지역계획학 박사). 

- 지역 특성을 고려한 비자 제도 중 ‘지역특화형 비자’가 있다. 광역비자와 유사해 보이는 데 차이점이 있다면.
“광역비자는 광역자치단체가 법무부의 비자 발급·체류 기간 결정 권한의 일부를 넘겨받아, 지역에 필요한 외국인 인력과 이공계 유학생, 그 가족 등을 주도적으로 선정해 비자를 발급하는 제도다. 중앙 주도형 외국인 정책을 지방 주도로 개선하려는 데 목표가 있다. 이 방식은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가 협력해 비자를 발급함으로써, 지역의 특성과 필요를 반영한 맞춤형 비자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한다.

반면 지역특화형 비자는 법무부와 행안부가 협업해 인구 감소 지역의 외국인 주민 확보와 정착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으로 시작됐다. 이 비자는 인구 감소 지역에 외국인을 정착시켜 생활인구를 확대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지역 우수인재 요건을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점, 한국어 능력·학위·소득기준 등 엄격한 제한으로 인한 인재 유치 경직성, 국내 장기체류 외국인에 한정된 점 등이 지역 맞춤형 대응에 한계가 있다.”

- 광역비자 도입에 대한 다른 지역의 관심은 어떤지.
“국내 대다수의 광역자치단체가 광역비자에 큰 관심이 있다. 지역별로 각 지역 특성에 맞춘 특례를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체류 요건 완화와 외국인 유학생의 영주귀화 패스트트랙을 신설해 도내 체류 외국인의 정착을 돕고 있다. ‘강원이민비자’ 자격을 신설해 경제활동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 체류와 영주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농업 분야에 종사할 외국인에게 거주 비자를 부여하는 ‘전북형 농업비자’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특정 비자의 설계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여 ‘지역특화형비자’를 신설하려고 한다. 지자체별로 이러한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경상북도의 광역비자가 모든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공동의 틀’이 될 수 있는 만큼 광역비자에 대해 타 지자체와도 많은 논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

- 광역비자 법률개정안이 제21대 국회에서 계류 장기화 끝에 결국 폐지됐다. 지난해 법률개정안 입법 추진 과정을 회상했을 때,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
“첫째, 비자 발급 권한이 국가 고유사무라는 점에서 지방정부에 이 권한을 이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지방소멸 위기라는 국가적 아젠다를 지방정부가 제안했으나 연방제를 채택하는 이민정책 선진국에서도 주정부가 비자 발급 권한을 갖는 사례가 없다는 점이 강조됐다. 국회에서 정책적 아젠다로 부각될 수 있는 합의도 도출되지 못한 점도 아쉽다.

둘째, 부처 간 협의가 부족했고 제도 도입 시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부족했다. 광역 비자를 도입하기에 지방 여건이 탄탄하지 않다는 이유로 제도 도입에 대한 공론화 과정과 철저한 사전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셋째, 법률 개정안에서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점이다. 국회에 발의된 두 건의 법률 개정안이 상충됐다.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에서는 광역비자 발급권자가 법무부 장관인 반면, ‘인구감소지역지원특별법’ 개정안에서는 시·도지사가 법무부 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발급하도록 규정돼 있었다. 이로인해 법적 중복성과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제22대 국회에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고,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협력해 더 나은 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제22대 국회가 개원했다. 올해 광역비자 관련 법률안 재입법을 위한 계획이 궁금하다.
“‘출입국관리법’과 ‘인구감소지역법’ 일부개정안을 다시 상정할 생각이다. 또 시행령을 개정해 광역비자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간의 협력이 입법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 지방소멸 위기는 전국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광역자치단체가 협력해 광역비자 제도 입법화를 지지하고 추진해야 한다. 또한 R-비자의 시행령 개정을 위해 필요한 추가 법 개정 사항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광역비자 발급 권한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담당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는 이러한 주장을 체계적으로 제도화할 수 있는 역량을 모아야 한다.”

- 광역비자 도입 전 참고하면 좋은 해외 비자 제도가 있는지.
“호주와 캐나다 사례가 광역비자의 취지와 가장 유사하다. 호주는 ‘주특정지역이민자프로그램(State Specific and Regional Migration, SSRM)’과 ‘지정지역이민협약(Designated Area Migration Agreement, DAMA)’을 기반으로 지역별로 필요한 기술 인력을 유치하고 있다. SSRM은 주·지방정부의 후원으로 이민자를 받고 비도시 지역에 인구를 유입시킨다. DAMA는 특정 지역의 경제·노동시장 상황에 맞춰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체결한 협약이다. 캐나다는 ‘주 정부 추천 이민 프로그램(Provincial Nominee Program, PNP)’을 바탕으로 각 주의 경제적 요구에 맞는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PNP는 주 정부가 이민자를 추천하고, 연방정부가 이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 마지막으로 정치권에 광역비자 도입을 바라며 한마디 전한다면.
“지방소멸 위기는 국가적 아젠다로서 모두가 협력해야 할 사안이다. 광역비자는 지방이 생존하기 위해 절박하게 내놓은 시도다. 지방정부가 지역 특성에 맞는 이민정책을 직접 만들고 실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자는 움직임이다. 제21대 국회에서 광역비자 법률 개정안이 자동 폐기된 경험을 교훈 삼아, 제22대 국회에서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입법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지역 기반의 비자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협력이 절실하다. 지방의 생존과 대한민국 전체의 균형 발전을 위해 광역비자 입법화에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류형철 실장은…
서울시립대에서 도시행정학 석사, 서던캘리포니아대학(Univ.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도시계획학 석사, 텍사스 A&M 대학(Texas A&M)에서 도시·지역계획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북연구원에서 기획경영실장, 대구 대도시권 연구실장, 도시·지역 연구실장, 사회문화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공간환경연구실장, AI미디어센터장으로 지내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사업평가자문단 위원, 경북 영주시 도시계획위원을 지냈다. 현재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평가자문단 위원, 한국지역학회 이사, 한국도시행정학회 상임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실적으로 ‘글로벌 이주시대 경상북도 대전환 기본구상: K-베트남 밸리 조성을 중심으로(2023)’ ‘지역특화형 정부초청장학사업(R-GKS) 도입방안(202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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