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560억달러 성 보상 패키지'가 13일(현지 시간)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가결됐다. 이번 표결로 머스크가 당장 이 돈을 받게 된 것은 아니지만 주주들이 "테슬라에 머스크가 필요하다"고 뜻을 모아줬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테슬라에서 머스크 CEO의 입지를 재확인했을 뿐더러, 향후 보상안의 적절성을 가리는 소송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상 패키지는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월급과 보너스를 받지 않는 대신 회사 매출과 시가 총액 등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12차례에 걸쳐 최대 3억30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받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전부 받을 경우 총가치는 2018년 당시 기준 560억 달러(77조원)로 추산됐다.
이는 머스크가 X(당시 트위터) 인수자금을 마련하고자 테슬라 지분을 13%까지 처분한 것을 회복시키고자 함인데 델라웨어 법원은 지난 1월 머스크가 지배력을 남용해 보상 패키지를 받은 것이라며 보상을 원점으로 돌렸다. 이에 테슬라 이사회는 항소심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 보상안을 재승인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투표에 부쳤다.
보상 패키지 승인 여부는 향후 테슬라 비전에 있어 머스크의 비중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이날 미국 텍사스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보상 패키지 승인에 대한 찬반 표결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개인 소액 주주들의 지지가 가결을 이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머스크 CEO에 따르면 투표에 차명한 소액 주주의 약 90%가 보상안을 포함한 두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개인 주주들이 머스크를 지지한 것에는 보상 캠페인 부결 시 머스크가 회사를 떠날 위험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머스크가 없는 테슬라의 성장에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AI 같은 최첨단 기술의 선두주자로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이 최소한 25%의 의결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머스크는 보상안 승인 결과가 발표된 뒤 무대에 올라 향후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을 통한 테슬라의 성장 전망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단순히 테슬라의 새 장을 여는 것이 아니라 새 책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주주들이 머스크의 리더십을 선택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투자회사 차이캐피털의 크리스토퍼 차이 사장은 "사람들은 일론을 믿기 때문에 테슬라에 투자하고 있다"며 "머스크에게 보상을 주고 전진하자는 것이 주주들의 결론"이라고 풀이했다.
테슬라의 기업 가치도 재평가되고 있다.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테슬라 보고서를 공개하고 "2년 내 로보택시가 테슬라 수익의 90%를 견인하고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덧붙여 "우리는 로보택시 서비스가 향후 5년 이내 출시돼 훨씬 더 높은 마진을 일궈낼 것이라고 믿는다"며 테슬라의 주가가 15배까지 뛰어오를 것이라고 했다.
다만 로보택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사업이 받쳐주어야 한다. 전기차 판매량에 비례해 쌓이는 데이터가 로보택시의 완성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주들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해서 머스크의 보상금이 확정된 것 또한 아니다. 델라웨어주 법원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서는 항소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업계는 주총에서 테슬라 이사회가 보상안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고 주주들을 설득한 만큼 법원이 이를 고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총 승인의 효력이 법원 판결까지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보상계약이 승인되면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21%에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옵션을 가질 수 있다. 주주들은 머스크에게 힘을 실어주며 머스크가 '보상 패키지 가결'를 동력으로 테슬라에 대해 강력한 리더쉽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정규 거래에서 2.92% 오른 데 이어 주총 결과가 나온 뒤 시간 외 거래에서도 1% 미만의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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